난임 3

[난임일기]26_2021년 새해에도 여전히 우리는 둘이다.

작년에도, 재작년, 그 전해에도 둘이 아닌 셋이었기를 바랐었지만 둘이서 새해를 맞았고 2021년 새해도 둘이서 맞이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새해에 대한 설렘이 사라져갔지만, 새 가족에 대한 설렘은 커져갔던 것 같다. 그런데, 올해도 둘이서 새해를 맞이하는 순간을 맞이하니 괜스레 부아가 치밀고 눈물이 핑 돈다. 어째서 간절히 바라는 것은 이루어지지 않는 걸까 아무 곳에라도 화풀이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나는 괜찮지 않다고 행복하지 않다고 괴롭다고 소리치고 싶다. 둘 밖에 없는 집에서는, 한 사람이 감정 폭탄을 터트리면 다른 한 사람이 그 폭탄을 고스란히 맞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감정 폭탄이 터지지 않도록 조심하는 편이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표정에 새어나온다. 실망, 조바심, 분노, 우울함과..

[난임일기]06_ 내가 왜 니 아들 동생을 낳아야해?

아이러니하게도 친한 친구들일 수록 격 없이 칼을 꽂는다. 너는 왜 아이를 안낳고 있어? 더 나이 들기 전에 낳아야지~ 요새 우리 애 보는 게 너무 행복해 너도 얼른 낳아 라는 등의 말들은 양반이다. "아이는 축복이야, 너도 빨리 낳아" 고등학교 때부터 친구인 그녀는 나와 비슷한 시기에 결혼을 했다. 그리고 일찍 아이를 가지고 싶어 했으나, 3-4개월 정도 임신이 안돼서 고통을 겪었다. 그 당시 나는 생기면 낳아야지~ 하는 마음에 피임은 하고 있지 않았다. 친구가 임신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고 나도 공감을 표했다. "생각만큼 아이가 잘 생기는 게 아니더라, 맘 편히 먹자~"라는 여유있는 말도 건네곤 했다. 그 친구는 곧 아이가 생겼고, 딸을 낳았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둘째의 100일 잔치까지 끝냈다. ..

[난임일기]05 _ 이번 주기는 패스입니다.

처음 인공수정이 에스트로겐 수치의 급격한 증가로 인해 중단되고 난 후, 다시 생리가 시작되었다. 솔직히 들떴다.🙊 다시 주기가 시작되었다는 것은 다시 임신을 시도해도 된다는 것이니까. 그러나, 미국 인공수정 관리는 생각보다 깐깐했고, 정확한 메뉴얼 대로만 진행했다. 생리 첫째날. 난포 키우는 주사를 구할 수 없었다. 알려준 대로 생리 첫째날에 병원에 전화를 했고, 셋째날에 병원에 방문하여 피검사 및 초음파 검사를 통해 상태를 확인하자고 했다. 저번 인공수정 경험상, 다낭성 난소증후군인 내게는 난포 키우는 주사인 고날에프가 필요하다는 걸 알았다. 그러나 지난 인공수정 진행의 실패는 생리의 시작으로 알 수 있었고, 그날이 오늘이었기 때문에, 내겐 난포 키우는 주사가 없었다. 한번 개봉된 약은 2주일이 지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