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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출산후기 3] 미국 니큐(NICU) 일주일 입원_신생아 태변배출 / 황달 / 저산소증

쏘이_빈 2021. 11. 20. 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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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출산 병원에서는 기본적으로 출산 후 2박 3일을 아이와 함께 입원을 하고 퇴원한다. 우리는 아기의 태변 배출 실패로 인해 하루 더 같이 입원하게 되었고, 그 다음날 정상적인 상태라는 진단을 받고 당연히 아이와 함께 퇴원할 줄 알았다.

그러나, 다른 의사 한명이 더 확실한 검사를 통해 아기에게 태변 배출을 빨리 못한 원인이 있는지 여부를 알아보자고 했고, 10월 30일 생후 4일차 아기를 신생아 집중치료실(NICU)에 남겨둔 채 우리만 퇴원하게 되었다.

 

신생아의 장 상태를 확인하기 위하여 병실로 엑스레이 기계가 도착했다. 엑스레이를 찍어서 장에 문제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고, 태변이 완전히 배출되었는지를 확인한다고 한다.

엑스레이 상에서는 약간의 태변이 남아있지만,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왜 태변이 늦게 배출되었는지, 왜 아직도 태변이 남아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아기는 신생아 집중 치료실로 이송되었다. 아기가 니큐로 이송된 경우, 부모는 집에 가거나 병원 내 라운지에서 대기할 수 있다.

 

아기도 아기지만, 나도 출산한지 4일밖에 안된 산모이기 때문에 집으로 가기로 했다.

 

(1) 아기 혼자 신생아집중치료실(NICU) 첫째날 (2021/10/30)

출산하였지만 아기없이 우리 둘만 집으로 가는 길이 헛헛했다.

그래도, 우리 부부는 양가 부모님의 육아 도움없이, 산후조리사 없이 오로지 둘이서만 산후조리 및 신생아 육아를 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아기가 며칠 입원한 동안 좀 쉴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고, 미국 병원에서는 아기를 엄격한 기준에 따라 깐깐하게 대하기 때문에 의료진들을 믿는 마음도 들었다.

출산 후 제대로 된 휴식없이 모자동실에서 계속 수유를 시도했던 나는 피로감에 이내 잠이 들어버렸다. 

그리고, 일어나서 처음으로 유축기를 사용해서 유축을 했는데... 세상에... 젖이 거의 나오지 않았다. 출산후 3-4일 후에 젖이 돈다는 말은 들었지만, 유즙이 잘 나왔고 아이도 잘 빨아주었기 때문에 당연히 젖이 퐁퐁퐁 마니 나올줄 알았다. 그동안 아기한테 아무것도 안먹인거나 다름없다고 생각하자 절망감이 밀려오고 너무 미안했다.

아기는 병원에 있지,, 모유는 안나오지,, 나는 피곤하고 힘들지,, 모든게 엉망인 기분이었다. 

 

>> 유축기와 맛사지로 3일만에 모유양 늘린 방법 !!

 

남편은 밤에 아기를 찾아가서 면회를 하고 왔다. 니큐에 있는 신생아 면회는 언제든지 가능하며, 출산시 손목에 찬 바코드 팔찌를 통해 병원 현관, 신생아 니큐가 있는 층에 입장하는 문, 니큐로 입장하는 문에서 신상확인을 받아야 한다. 아기와 부모의 만남을 막지 않는 대신 엄격하게 통제를 하니 마음이 놓였다.

 

 

(2) 아기 혼자 신생아집중치료실(NICU) 둘째날 (2021/10/31)

미국 신생아 중환자실 니큐

밤새 시간에 맞춰 유축을 해서 거의 쥐어짜듯 나온 모유를 들고 병원에 갔다. 덩그러니 니큐 베시넷에 누워서 각종 장치를 달고 있는 아기를 보자 마음이 너무 쓰라렸다. 

미국 신생아 집중치료실/신생아 중환자실 니큐는 큰 병실을 커텐칸막이로 구분하여 아기 베시넷 또는 인큐베이터를 설치하고 아기를 케어한다. 아기들은 산소포화도 및 심장박동수를 측정할 수 있는 장치를 달고 있다.

커텐을 닫으면 작은 방처럼 독립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아기에게 직수로 모유수유를 하거나, 유축해 온 모유를 줄 수도 있고, 독립적으로 제공되는 메델라 유축기를 이용해서 유축을 할 수도 있다. 약간 다인용 병실 같은 느낌이랄까?  

 

혼자 누워있는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눈물이 흘렀다. 외로울까봐 가져간 인형도 옆에 놔주고, 한참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아기가 약간 퉁퉁 불어있는 느낌? 웬지 하루만에 커버린 기분이 들어서 괜히 서운해졌다.

의료진들이 잘 케어해준다는 것을 알면서도 웬지 내 손길이 닿아야 할 것 같은 느낌... 돌이켜보니 우리 호도가 엄마 산후조리 하라고 병원에 일주일 있어준 것 같다. 그 시간을 잘 누렸어야 했는데;; ㅎㅎㅎ

신생아 중환자실 니큐에 들어서면, 아기를 담당하는 간호사가 와서 밤새 아기의 상태가 어떠했는지를 설명해주고, 이어서 아기를 담당하는 의사가 와서 아기에 대한 의학적 소견 및 현재 상태에 대한 리뷰를 전해준다. 우리가 입장하면 항상 우리를 보러 먼저 와서 친절하게 설명해주었고, 질문이나 다른 요청도 잘 받아주어서 너무 만족했다. 

 

내내 자는 아기를 지켜보면서 있다가, 정해진 밥 시간이 되자 모유수유를 하고 부족한 양은 유축해 온 모유를 먹였다. 처음엔 간호사가 천천히 먹이고, 트름시키는 법을 다시 가르쳐주고 남편이 이어받아서 먹였다. 눈을 뜨고 보니 다시 쪼끄만 신생아가 되어 있어서 너무 귀여웠다. 

고슴도치 맘이 되려는지, 내 아들 정말 이뻐죽겠다.

 

아기가 언제쯤 퇴원할 수 있을지 물어보니, 지금은 똥도 잘 싸고 잘 먹고 잘 자고 있으니 곧 퇴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아기가 매우 얌전하고 착해서 간호사들이 다 좋아한다고 했다. 그리고, 머리숱많고 귀엽다는 칭찬도 더불어 ㅋㅋㅋ 빈말일지라도 내새끼 이쁘다고 칭찬하면 어찌나 기분이 좋고 뿌듯한지 헤헤헤 (역시나 고슴도치맘이 되어가는 과정인 것 같다 ㅎㅎ)

 

내일이나 모레는 꼭 퇴원했으면 좋겠다 하는 마음을 가지고,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사람이 참 간사한게 아기 걱정이 되면서도 집에서 아기 케어를 하지 않고 나만 돌보면 된다고 생각하니 또 편해지기도 했다. 어쨌든 나도 지금은 산후조리가 필요한 산모니까 !

일단은 아무 도움없는 남편과의 산후조리에서 밤잠을 푹 잘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 아!! 물론 유축 지옥은 있다 😱)

 

(3) 아기 혼자 신생아집중치료실(NICU) 셋째날 (2021/11/01)

아침에 병원에서 온 메일을 확인하니, 어젯밤 아기의 황달 수치 검사 결과 빌리루빈 수치(황달 수치)가 정상 범위를 넘었다고 했다. 정상 범위는 빌리루빈(Bilirubin) 수치가 2.0~15.0mg/dL 인데, 15.2로 측정되어서 정상범위를 살짝 벗어났다.

 

신생아 황달 

아.. 또 퇴원이 늦어지겠네....

"오빠, 오늘도 아기 데려오긴 그른 것 같다. 이제 며칠동안 황달 잡는다고 애기 안보내줄 것 같아"

신생아 황달은 태어난지 얼마안된 아기들에게 흔히 발생하는 것으로서, 아기의 눈, 얼굴, 몸 등의 피부가 노랗게 되는 증상을 나타낸다.

신생아 황달 원인은 빌리루빈이라는 색소 때문이다. 수명이 짧은 신생아의 적혈구가 깨지면서 발생하는 빌리루빈이 체외로 잘 배출되지 못하고 몸 안에 남아있어서 황달이 생기는 것이다. 태어난지 얼마 안된 아기들은 잘 먹지 못하니, 배변량도 적고, 그래서 황달이 잘 생긴다.

흔히 황달이 생기는 원인이 모유탓이라고 하는 글이 많은데, 이건 잘못된 것이라고 한다. 모유로 인하여 황달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출산 직후에는 모유량이 적고, 아기가 젖을 잘 빨지 못해서 많이 먹지 못하니 상대적으로 배출되는 양이 적어져서 빌리루빈 수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따라서 적은 양의 모유를 먹이는 것보다, 신생아에게 분유를 먹여서 빌리루빈 배출을 돕는 것이 황달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미국 병원에서도 이를 설명해주며, 모유 수유를 계속할 것을 권했다. 대신, 부족한 모유량은 액상 분유로 보충하기로 했다.

 

신생아 황달은 대부분 일시적으로 발생했다가 좋아진다. 그러나,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 빌리루빈 수치가 급격히 상승하여 신경세포를 파괴하는 핵황달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핵황달이 오면 청각상실, 뇌성마비 등의  후유증이 생길 수 있고, 심하면 죽음에 이르기까지 한다니 치료를 잘 해야한다.

 

으허어어 맴찢!!

오후에 병원에 방문하니 우리 아기가 광선 치료를 받고 있었다. 황달 치료를 위해 당연히 해야하는 것이지만 엄마아빠도 없이 혼자 병실에서 광선치료를 받고 있는 것을 보자 마음이 아팠다.

광선 치료란 빌리루빈이 많이 흡수하는 파장의 광선을 신생아에게 쬐어줘서, 빌리루빈을 변형시킨 후 배설되도록 하는 치료이다. 눈을 보호하기 위한 안대를 씌우고 광선 치료기 안에 눕힌채로 특수파장을 쬐어준다. 수유하는 시간을 제외하고 하루종일 광선치료를 한다고 했다.

 

오구오구 울애기 잘 버텼엉? 

수유를 하겠다고 하니, 간호사가 광선치료기와 안대를 제거하고 아기를 건내주었다. 미국 병원에서는 모유수유를 통해 아기와 엄마와의 교감을 극대화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모유수유를 적극 권장한다. 모유수유하겠다고 하면 베리 나이스~ 굿굿~을 연발하며 칭찬해준다는 ㅋㅋㅋ

 

신생아 황달 광선치료 중 움직이지 못하게 보호쿠션을 두르고 있는 아기

아빠 엄마 왜 이제 왔어~ 라는 아련한 눈빛으로 우리를 쳐다보던 호도.

흐어어엉 호도야 엄마랑 아빠 왔엉~~~ 내새꾸 오구오구

엄마와의 수유시간, 아빠와의 트름시간을 야무지게 보내고 다시 광선치료를 받으러 들어간 우리 애기

광선치료를 받는 동안 우리는 옆에 앉아있는 것 말고는 할일이 없기에 집으로 빠르게 퇴근!!

가는길에 둘이서 외식도 했다. 출산 5일차라도 아기가 없으니 외식도 가능하다. 이건 진짜 ㅋㅋ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ㅎㅎ 산후조리사를 쓰지 않기로 했던게 어찌보면 신의 한수였다는.. 나중에 산후조리사, 도우미, 친정엄마 없이 바로 아기케어하는 방법에 대해서 포스팅을 써야겠다 ㅎㅎ

 

내 몸상태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앉아있는것도, 누웠다가 일어나는 것도 엄청난 고통이 동반되었었는데 집에 와서 좌욕을 열심히 하니까 정말 많이 나아졌다. 좌욕하라는 말을 흘려들었었는데 퇴원하고 따뜻한 물에 좌욕을 자주해주니까 회음부 상처가 정말 빠르게 낫고 있음이 느껴졌다. 오로나 피도 쭉쭉 빠지고~~

출산 후 좌욕은 정말 필수입니다!!!! 꼭 하세요!!! 자주자주 하세요!!

 

 

(4) 아기 혼자 신생아집중치료실(NICU) 넷째날 (2021/11/02)

아침에 눈 뜨자마자 보스턴 MGH에서 온 메일을 확인했다. 아기의 황달 수치가 좋아지길 바라며 메일을 열었는데, 으아아으으ㅏ으아... 16.7.. 어제보다 더 올랐다(정상범위 2.0~15.0) 

아 오늘도 우리 아기의 퇴원은 그른 것 같다.

이쯤되자 마음의 여유가 좀 생겼다.

보스턴 MGH는 세계에서 가장 좋은 병원 중 하나로 손 꼽히는 곳이니 어련히 신생아를 잘 케어할 것이고, 아무 문제없이 집으로 오는 것이 가장 좋으니 전문가들에게 아기의 케어를 맡기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리고, 도우미 없이 남편과 둘이서 으쌰으쌰해야하는 노산 산모에게도 좋은 휴식 시간이다.

다만, 한국에 있는 양가 어머니들의 엄청난 걱정을 받아야했다.

왜 아직 애가 병원이 있냐고 나와 남편에게 한마디씩 하는데, 처음에는 좋게 대답하고 하나하나씩 설명해드렸는데 매일 아침 왜 아기를 안데려오냐는 말을 들으니까 넘 스트레스... 심지어, 사진을 보니 아기 표정에서 엄마한테 서운한게 보인다느니, 애기한테는 엄마 케어가 제일 좋은데 미국 병원에서 애를 안주는거 아니냐는 등의 말을 들으니 나도 스트레스 퐉!!! 엄마한테는 "그럼 내가 애를 납치라도 해? 가장 좋은 케어받고 있으니까 걱정마!!!!!!!"라고 쏘아붙이기도 하고, 시어머니한테는 남편이 적당히 하시라고 말하기도 했다.  아니,,,, 어머니들... 저야말로 노산+난산으로 애 낳은지 5일된 산모라구요.. 손주도 좋지만 내 걱정 좀...

 

"아니... 너가 몸 회복도 안된 상태에서 찬바람 쐬니까 걱정되서 그러지.."

라고들 하셨으나, 이미 할머니들의 마음속에는 손주가 90%임을 알고 있다. 😤 아기를 제일 걱정하고 마음 아파하는건 엄마 아빠임을 어찌 모르시는지.. 흠흠..

 

오늘도 오전 내내 침대에서 휴식휴식을 하다가, 점심 먹고 유축한 모유팩들을 챙겨서 병원으로 갔다. 순하게  자고 있는 울 아들은 역시나 사랑스럽다!!! 사랑스러워!!! 꺅 ㅎㅎㅎㅎ🥰

 

하지만 엄마를 맴찢!! ㅜㅁㅜ하게 만든 일이 생겼으니....

갑자기, 직수를 거부하기 시작했다. 젖꼭지를 물리면 아주 그냥 혀로 밀어내고 울고 버둥거리면서 나를 벗어나려고 애를 썼다. 😳😣😱 어제만 해도 잘 물고빨고 했었는데 갑자기 거부를 하니까 웬지 서운했다.

병원에 입원해 있는 내내 젖병과 고무젖꼭지를 사용해서 쉽게 먹다가, 엄마 젖을 빨려고하니 힘이 들어서 거부하는 것 같다. 애를 계속 데리고 있으면 울더라도 계속 젖을 물려서 직수를 시도할텐데, 하루 한번 직수를 하다보니... 웬지 내탓같고, 괜히 서운하고, 또 병원이 원망스럽기도 하고.. 복합적인 기분이 들었다.

찾아보니, 젖병에 익숙해진 아이는 엄마 유두를 거부하는 일이 많다고 한다. 직수를 원하는 엄마는 젖병이나 공갈 젖꼭지를 최소한으로 사용하라고 하는데.. 이미 뭐.. 우리 아기는 젖병과 많이 친해진 것 같다.

액상분유 먹는 신생아

울며 불며 나를 벗어나려고 애쓰는 아기를 남편에게 넘겨주었다. 액상분유 엔파밀을 꿀떡꿀떡 잘 먹는 아들을 보니 웬지 모를 배신감이 들어서 허망해지는 나..ㅋㅋㅋ 

아냐... 울 아가가 잘 먹고 잘 크는게 가장 중요하지...

미국 병원 메델라 유축기

유축기계의 샤넬이라는 메델라 유축기를 사용해서 유축하는 나.. 집에 있는 스펙트라 S2보다 좋긴하다. 스펙트라는 내가 직접 진동강도 및 주기를 조정해야하는데, 메델라는 자동으로 다 해준다. 그래서인지 같은 시간을 유축해도 더 많은 모유량이 나왔다.

 

유축할때는 진짜.. 소가 된 것 같기도 하고, 규칙적인 기계음으로 인해 무미건조해지는 시간도 싫다. 열심히 분유를 빨아먹는 아기를 바라보며 유축하는 오늘의 나는.... ㅋㅋㅋㅋㅋㅋㅋ 말해뭐해... 푸하으하으 ㅋㅋㅋ

어쨌든 유축기를 통해 유축한 모유에 라벨을 붙여서 간호사에게 전달하고, 아기와 놀이시간을 보냈다.

신생아 일주일차

또 하나 안좋은 소식 추가!

간호사가 말하길, 아기가 젖병을 빠는 동안 산소포화도가 급격히 낮아지는 상태가 몇번 발견되었다고 했다. 아마 젖병에서 모유가 너무 빨리 나오거나, 아기가 숨을 쉬지 않고 급하게 빨아서 산소포화도가 낮게 측정된 것 같다고 했다. 이 경우 젖꼭지를 바꿔주는 것으로 대부분 증상이 완화되지만, 혹시나 아기의 폐나 다른 기관의 건강 상태에 이상이 있는지 여부를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아.. 퇴원이 또 늦어지겠구나....

아기와 함께 집에 가는 길이 이렇게 험난할 줄이야..

 

 

(5) 아기 혼자 신생아집중치료실(NICU) 다섯째날 (2021/11/03)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황달 수치가 적힌 메일을 확인하자 12.1!!! 정상범위다!! 얏호!!!

아마, 오늘 정상범위가 나왔으니, 내일 한번 더 체크해서 빌리루빈 수치가 정상 범위내로 들어간다면 황달 문제는 완전히 해결될 것 같다. 황달 수치는 광선 치료를 통해 정상범위로 돌아가는 경우, 다시 올라가는 일이 드물다고 한다.

이제 수유 중에 발생하는 낮은 산소포화도 문제만 해결하면 된다!!

 

밤새 유축한 모유팩을 들고 남편과 함께 병원에 방문!!

신생아 8일차

으아니!! 내 아들 왜이렇게 이뻐? 

코도 이쁘고 눈도 이쁘고 이마도 이쁘고 다 이쁘다~~ 물고빨고 우쭈쭈하고 싶다 증말!!

이렇게 고슴도치 맘 레벨이 올라간다 >ㅁ< 암만 봐도 넘 귀여웜~~

 

 

단순한 베냇웃음이지만 엄마를 보고 웃어주는 것 같아서 심쿵심쿵한다!!

아빠의 손길도 좋아하는 착한 아들.

얼른 건강하게 집으로 가자아~

 

담당 의사로부터 엑스레이 검사결과 산소포화도에 관련하여 아기 몸 상태에 문제는 없다고 했다. 약간의 소견이 있다면, 아직 아기의 폐 기능이 완전히 발달하지 못해서 숨을 쉬는 타이밍과 속도를 조절하지 못할 수 있다고 했다.

2-3일 정도 더 지켜본 후 산소포화도 문제가 해결되면 퇴원해도 된다고 했다.

아니, 그 말이 며칠째냐구요!!!  

별 문제는 없지만 지켜봐야한다는 미국 병원, 확실히 신생아의 건강 문제에 있어서 빡빡하다. 정해진 기준과 원칙에 부합하지 않으면 무조건 퇴원시키지 않는 미국 병원의 스타일. 아기 건강에 대한 책임소재가 있기 때문에 병원에서 더 철저하게 검사하고 관리하는 것이지만, 아기의 건강을 생각하면 좋은 환경인 것 같다.

다만, 후에 청구되는 병원비와 기약없는 병원 생활을 생각하면 속이 약간 답답해온다 ㅎㅎ

 

  

(6) 아기 혼자 신생아집중치료실(NICU) 여섯째날 (2021/11/04)

아침에 일어나서 확인한 황달 수치(빌라루빈 수치)는 11이다. 어제보다 더 좋아졌고, 완전 정상 범위. 이제 황달로 인한 걱정은 안해도 될 것 같다.

 

밤에 아이를 케어하지 않아도 되서인지, 빠르게 몸이 회복되고 있다. 남편 산후조리원도 쓸 만하다.

정말 감사하게도 같은 아파트에 사는 한국인 친구들이 음식을 많이 해다줘서 영양가 있는 한식들을 골고루 먹을 수 있었다. 정말정말 감사하다. 살면서 꼭 다 갚을게요~ ㅎㅎ 

오늘도 점심먹고 병원으로 출근.

신생아 9일차

오늘도 이쁜 내새끼!! 자는 모습이 정말 천사다.

올때마다 직수를 시도해보지만 강력하게 밀어내는 아이와 씨름하기가 힘들어서 젖병에 모유를 담아서 수유를 했다. 집에 가면 다시 직수를 시도해봐야겠다. 

직수를 고집하는 이유는 간편함때문이다.

일단은 직수를 하면 젖병을 안씻어도 되고, 유축을 안해도 되고, 아이 트름을 덜 시켜도 되기 때문에 모든 일이 간편해진다. 하지만 제일 우선은 아이가 잘 먹고 잘 싸는 것이기 때문에, 계속 거부하면 직수를 고집할 생각은 없다.

 

이젠 병원에 드나드는 일이 익숙해졌다. 여전히 몸이 힘들긴 하지만, 일주일 새에 많이 회복했다.

모유 수유를 하고, 트름시키는 동안 열심히 놀아주다가, 잠이 들면 재우고 나와서 집으로 가서 쉬기. 우리 호도가 효도를 하는 것인지, 덕분에 엄마가 많이 쉬게 된다. 

 

병원에 다녀와서 쉬고 있는데, 병원에서 전화가 왔다. 

"오늘까지 아기 상태가 매우 좋아. 내일 아침에 퇴원해도 되겠어"

드디어!!! 드디어 퇴원이다!!!!!

아기를 데리고 집에 올 생각에 두근거리면서 설레었다.

 

(7) 아기 혼자 신생아집중치료실(NICU) 일곱째날 (2021/11/05)

오전 중에 아기를 퇴원시켜도 된다고 했기에, 오전 10시쯤 병원으로 갔다.

미국에서 신생아를 퇴원시키는 경우 카시트를 무조건 가지고 가야한다. 카시트 필수필수!! 카시트가 없으면 아기를 퇴원시켜주지 않는다. 

간호사가 퇴원 후 주의사항을 알려주고, 카시트에 안전하게 아기가 태워졌는지 여부를 확인한 후 비로소 퇴원을 할 수 있었다.

미국 출산 카시트

야무지게 모자쓰고 집으로 고고!!

퇴원할때 입을 아기 옷을 가져가면 좋다. 초겨울이다보니 집에서 담요도 챙겨갔는데 아주 유용했다.

 

드디어 세식구가 집에서 모였다.

신생아 목욕

병원에서 못 씻고 있었으니 집에 오자마자 목욕부터 시켜줬다.

남편과 내가 처음으로 시켜주는 목욕이기 때문에 살짝 겁도 났는데, 물을 싫어하지 않아서 생각보다 수월했다. 

 

그리고 선물받은 새옷으로 환복!!

그동안 병원복(속싸개)만 입고 있어서 맘 아팠는데, 새 옷 입혀놓으니 아주 좋다.  

 

순둥순둥 사랑스러운 우리 아들.

이제 본격적인 미국에서의 육아 라이프 시작이다.

단 맛일지, 매운 맛일지 겪어봐야 알겠지만 아기와 함께하는 일상이 기대된다. 

 

 

이제, 임신일기는 끝!! 육아일기로 넘어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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