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포스팅은 미국에서 5일 배양+염색체 검사 통과된 냉동 배아를 이식한 이후 매일 매일 기록한 시험관 냉동 배아 이식 증상 일기입니다.
이식 후 하루하루 생각날때마다 기록했고, 착상통의 느낌이 진짜인지, 아니면, 착상통인지, 질정 부작용인지 병원과의 소통을 통해 10일간의 상태를 기록했습니다.
2021년 2월 19일 금요일 : 5일 냉동 배아 이식일 (PGT-ST & PGS 통과, 5AB 배아)
2021년 3월 3일 수요일 : 1차 피검사 예정일
<첫째날> _ 2021년 2월 19일 금요일
어떤 느낌이라고 칭할만한 건 아직 없다. 나의 소중한 배아가 내 몸속에 들어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설레면서도 불안하다. 나는 이 배아를 꼭 지켜내야지 하는 생각만든다.
<둘째날> _ 2021년 2월 20일 토요일
가슴이 약간 차오르는 것이 느껴진다. 이건 일단 배란이 완료된 몸 속 호르몬의 영향으로 일어나는 것인 것 같다. 착상이 잘 될 수 있도록 온수매트도 사용하지 않고, 뜨거운물 샤워도 피하고 있다.
<셋째날> _ 2021년 2월 21일 일요일
오늘부터 아침에 한번, 그리고 저녁에 한번씩 질정을 삽입한다. 엄청난 질정이 우리집에서 나를 쳐다본다;; 피검사가 예정된 3월 3일에 질정을 끊을지, 임신 10주까지 넣을지 결정된다고 한다. 제발 이 질정들을 다 쓸 수 있으면 좋겠다.
질정은 프로게스테론 성분이기 때문에 확실히 호르몬이 뿜뿜하는게 느껴진다. 하반신이 저릿하고, 몸이 무거운게 생리통 전조 증상같달까.. 다만 치골이랑 오른쪽 난소가 약간 쿡쿡 거리는게 느껴진다. 자궁 안쪽이 살짝 꼬이는 기분도 들었다.
배아 발달 과정에 따르면 부화된 배아가 자궁 내막에 착! 달라붙어서 착상을 시도하는 날이다. 그래서 콕콕 거리는거라 생각하니까 웬지 귀여워졌다.
이거, 혹시 억지로 쥐어짜낸 증상 놀이 같은건가?ㅎㅎㅎ
잘 자리잡고 있는거지? 내새낑!! 잘 버텨서 자리잡아주렴
<넷째날> _ 2021년 2월 22일 월요일
확실히 콕콕 거리는 증상과 갑자기 쩌릿한 증상이 생겼다. 아랫배에 살짝 통증이 있어서 새벽 4시쯤에 깼다. 다시 잠에 들지 못하고 있다가 한시간 정도 자고 일어났다. 약간의 오한도 있고, 몸에 열이 나는 느낌도 있다.
낮 시간 동안 오른쪽 치골쪽이 콕콕 쑤시는 느낌이 몇번 들었고, 열이 올랐다가 추워졌다가를 반복했다. 여전히 하반신이 저릿저릿하다. 배아 발달 과정에 따르면 착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날이 오늘이다. 애를 쓰고 있구나 우리 배아.😍
가슴이 점점 더 차오르고 있다. 젖꼭지가 화난 것 같이 솟아났다;;아마도 질정에 포함된 프로게스테론 탓이겠지? 머리가 멍하고, 갑자기 잠이 오기도 한다.
질정을 넣으면 끈적한 분비물과 함께 새어나오는 그 불쾌한 기분이 있다. 누워있다가 물컹~ 하는 느낌에 놀래서 화장실에 가보면 질에서 나온 분비물이 흥건.. 다 괜찮으니까, 약빨 받고 착 붙으렴!!
<다섯째날> _ 2021년 2월 23일 화요일
잠이 와서 누웠는데 이러저러한 생각들이 꼬리를 물어서 쉽게 잠에 들지 못했다. 그러다가 잠이 들었는데, 아랫배에 느껴지는 통증 때문에 잠에서 깼다. 시간은 새벽 4시. 몸에 열이 나면서도 오한이 들었다.
아랫배에 느껴지는 통증 때문에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화장실도 한번 갔다가 질정때문에 축축해진 속옷도 갈아입고 1-2시간정도 끙끙 거리다가 잠이 들었다. 묘한 꿈을 잔뜩 꾼 후에 일어나서 다시 아침 질정을 넣었다.
생리통과 비슷한 통증이 느껴진다. 하반신이 저릿저릿. 어제부터 시작된 착상이 내일이면 거의 완료가 된다고 한다.
무리하지 않고, 맛있는거 먹고, 긍정적인 생각만 해야지.
<여섯째날> _ 2021년 2월 24일 수요일
또 다시 새벽 4시에 깼다. 하반신이 찌르찌르하고, 전체적으로 움켜쥐는 듯한 약한 통증에 다시 잠에 들지 못하다가 6시가 가까워져서야 잠에 들었다. 잠을 잘자야 착상이 잘 된다고 하던데, 내가 못자는 것 때문에 착상이 안될까봐 걱정이 된다.
하루종일 콕콕 거리는 느낌이 몇번 있었으나, 어제만큼 심하진 않았다.
얼굴이 화끈 화끈 열감이 느껴진다. 프로게스테론 질정을 넣어서 그런것 같다.
<일곱번째날> _ 2021년 2월 25일 목요일
어제보다는 수월하게 잤다. 새벽 6시에 깨기는 했는데 통증이 있어서 깬건 아니었다.
배아 이식 날짜에 따르면, 어제로서 착상이 완료되었을 것이다. 해볼까 말까 하다가 지옥의 굴레라는 임신 테스트기에 손을 대고 말았다.
어떤 분들이 초기 임신은 배란테스트기에도 반응한다는 말을 들어서, 배란테스트기와 임신테스트기를 둘다 해보았다.
위에 것이 배란테스트기이고, 아래쪽이 임신테스트기이다.
배란테스트기는 완전 선명한 두 줄이 나왔고, 임신 테스트기는 약한 두 줄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 더 진해지긴했다
나만 2줄로 보이는거 아니죵?ㅎㅎ
근데, 시험관 이식한 경우 워낙 인공적으로 호르몬을 뿜뿜 넣어주기 때문에, 테스트기 2줄만으로 임신을 확정할 순 없다고 한다. 모든게 쉽지 않다.
<여덟번째날> _ 2021년 2월 26일 금요일
오른쪽 아랫배가 빵빵해진 상태에서 쥐어짜이는 느낌에 잠에서 깼다. 그뒤로 통증이 지속되어서 한동안 잠을 자지 못하다가 통증이 좀 멎어들고나서야 잠이 들었다. 그 뒤로 꿈을 꿨는데 뭔가 압박감을 받는 듯한 꿈이었다. 꿈에서도 스트레스 받는 기분이랄까. 괜히 걱정이 커진다.
남편과 장난치며 약간 격한 움직임을 했더니 오른쪽 난소 쪽이 쿡! 하고 통증이 왔다. ㅠㅠ 역시 안정을 취해야한다.
몸에 계속 열이 나고 있다. 프로게스테론 때문에 기초체온이 올라가는 것 같다.
<아홉번째날> _ 2021년 2월 27일 토요일
오늘은 다행히 통증으로 인해 새벽에 깨지 않았다.
질정이 점점 새어나온다. 회사다니면서 시험관 시술하는건 정말 정말 힘들것 같다.
오랜만에 친한 언니네 놀러가서, 사실은 이러저러한 이유로 시험관을 하고 있다고 처음 고백했다. 무슨 말을 해줘야할지 모른다고 하기에, 예전엔 어떤 말도 듣기 힘들었는데 지금은 많이 괜찮아졌노라 말을 했다. 누구에게나 편해진건 아니고, 자주 보며 교류하고 나를 진심으로 걱정해주는 사람들에게 마음의 장벽이 낮아진 것 같다.
내 상황을 말할때 눈물도 엄청 나고, 왜 나만 이래야 하는지 분하다는 말을 많이 하곤 했는데(특히, 블로그에 ㅠㅠ), 사람들과도 거리를 좀 두고, 내가 하고 싶은것만 하고 살아가니까 확실히 마음이 좀 단단해졌다. 그리고 어쨌든 시험관 일정이 계속 진행중이다보니까 희망도 생기고, 시간 맞춰서 질정을 넣어야한다는 루틴도 생겼다.
내 마음이 점점 자가치유를 해내고 있는 것 같다.
<열번째날> _ 2021년 2월 28일 토요일
밤 열두시 반 쯤 잠이 들었는데, 배를 쥐어짜는 통증에 잠에서 깼다. 도저히 다시 잠들 수 없는 통증에 몸을 작게 말고 통증을 견디다가 휴대폰을 보니 겨우 한시 반이었다. 한시간 정도 끙끙거리며 고통에 시달리다가 겨우 잠이 들었다.
아니, 이게 착상통이라고? 검색을 해보니 착상통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게 콕콕 거리고 끝난다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나는 배를 움켜쥐는 고통이 있는데... 이게 정말 착상통일까? 웬지 아닌것 같아.... ㅠㅠ 잘못되는건 아니겠지,
온갖 걱정을 하다가 도저히 안되겠어서, 병원에 연락을 했다. 자궁을 쥐어짜는(cramping)하는 통증 때문에 밤에 잠을 잘 수가 없다!! 착상통이 이렇기 심각한거냐?라고 했더니,
음... 질정 부작용이라고 한다... 내가 하루에 2번 넣는 질정 엔도메트린(endometrin)의 부작용 때문에 난소가 콕콕거리고, 배를 쥐어짜는 느낌이 드는거라고 했다. 😭 착상통이 아니었구나, 하긴 착상통 치고는 너무 자주 아파고, 많이 아프다 했다. 난 또 우리 배아가 얼마나 열심히 파고들면 이렇게 자꾸 아플까 하면서 참아냈는데... 병원에서는 참지말고 타이레놀을 먹으라고 했다(이부프로펜은 먹지 말라고 함).
착상통은 아니었던 걸로! 😨😱
엔도메트린(Endometrin) 질정의 부작용 복부 팽만감, 위 / 복통, 메스꺼움, 유방 압통, 두통, 졸음, 기분 변화, 과민성 또는 질 불편함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효과가 지속되거나 악화되면 즉시 의사 나 약사에게 알리십시오. |
그.. 그래도 잘 자리잡고 있는거 맞지? 나의 배아야.
얼른 배아 졸업하고, 태아가 되어서 만나자. 태명 꼭 지을 수 있게 해주렴.
3월 3일에 첫 피검사도 잘 통과해보자!!
'난임부부를 위한 정보 > 난임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난임일기]35_ 배아 이식 후 2차 피검 수치 (4) | 2021.03.06 |
---|---|
[난임일기]34 _냉동배아 이식 후 1차 피검사 결과 (17) | 2021.03.04 |
[난임일기]32_미국 시험관시술 냉동 배아 이식 후기 (14) | 2021.02.22 |
[난임일기]31_배아 염색체 검사 결과(PGS / PGT-SR) (0) | 2021.02.16 |
[난임일기]30_ 심리상담을 잡다. (0) | 2021.0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