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당 산모이자, 몸집이 작은 나로서는 아이가 주수를 꽉 채워나오기보다는 37-38주 정도에 나오기를 바랬다.
일단 37주에는 갈비뼈만 아팠지, 출산 징후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산전 맛사지를 받았는데 아이가 아직 많이 내려오지는 않은 것 같네요~ 라고 했다.
이러다가 40주 꽉 채워서 나오겠네 하면서 아픈 갈비뼈를 부여잡고 생활을 해야했다.
인터넷에서 출산 앞당기는 법, 진통 빨리 오게 하는 법, 아기 일찍 낳는 법 등을 검색해보니,
스쿼트 같은 하체 운동을 해라-
하루 2시간씩 걸어라 -
계단 오르기를 해라 -
누워서 양 발을 붙여서 회음부쪽으로 당기는 나비 자세를 해라-
등등이 나왔고, 그 중 내가 선택한 것은 계단 오르기!!
평소에도 거의 만보씩 걷고 있으니, 이제 남은 것은 계단 오르기다!!!!
-38주 2일차
약 30층 높이의 계단을 하루 3번에 걸쳐서 나뉘어 올랐다. 2시간에 한번씩 10층 계단을 올랐다.
계단을 오르니까 확실히 아이 머리가 아래로 내려오는게 느껴졌다.
뭔가 아래쪽이 묵직하달까?
너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계단을 오르고 쉬고, 집에서 스트레칭을 했다.
-38주 3일차
13층 높이의 계단을 3번 올랐다. 다소 숨이 가쁘고 아랫배가 묵직해옴이 느껴졌다.
저녁을 먹고 간단한 체조를 하고 누워서 쉬고를 반복했다.
비가 오는 날이라, 저녁에 차를 타고 남편을 데리러 가기로 했다.
만삭에 운전이 괜찮냐고들 하는데, 나는 원래 밖을 돌아다니길 좋아하니 집에만 있는 것이 더 갑갑하다. 그리고 걷는 것보다 운전이 훨씬 몸에 무리는 덜 간다.
저녁 7시 쯤이었나, 화장실을 다녀오는데 살짝 피가 묻어나왔다.
음. 이게 이슬인가?
어제 오늘 계단을 올랐더니, 드디어 이슬이 보이는 것 같다.
보통 이슬이 보인뒤에 2-3일 후 진통이 시작된다고 하니 이제 진짜 본격적인 출산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속옷에 가벼운 패드를 하나 대고, 남편을 데리러 갔다.
돌아오는 길에, 남편에게 "곧 출산을 할 것 같으니, 며칠동안 오빠 일할 것들을 정리하는 게 좋겠어"라고 말을 했다. 남편도 나도 출산은 처음인지라 떨리고 살짝 겁이났다.
그리고 지하주차장에 도착해서 차에서 내리는데,,
뭔가 울컥!!!
헉, 오빠, 양수 터진것 같아!!!!
정말 갑자기 양수가 터졌다. 양수 터지는 느낌은 다 안다고 하더니 바로 알 것 같았다.
회색 레깅스가 다 젖어들어서 색이 변하고 있었고, 계속해서 울컥울컥 양수가 새어나왔다.
우리 호도가 세상에 나올 준비를 끝마쳤다.
-병원에 입원
일단 집으로 올라가서 차분하게 출산 가방을 챙기고 간단하게 집안 정리를 했다.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고, 세수를 했다.
양수가 터진 경우 세균 감염의 위험이 있으니 회음부 쪽을 씻는 것을 자제하라고 했기에 샤워는 따로 하지 않았다. (다행히 남편을 데리러가기 2시간 전쯤 샤워를 했다. 안했으면 출산까지, 그리고 그 후에 얼마나 찝찝했을지.. 😱)
기존에 싸놨었던 가방에 휴대폰 충전기를 넣고, 간식거리들이 담긴 캐리어를 챙겨 나와서 병원으로 향했다.
이제, 본격적인 아가 맞이 돌입이다.
후아후아..!!
돌이켜보면, 남편은 하루종일 일을 하고 출산 병원으로 같이 갔기 때문에 엄청 피곤했을 것 같다.
물론 나도 하루종일 집안일하고, 음식해서 냉동시키고, 계단오르고 하느라 피곤한 상태였다.
이래서 출산 전에 많이 쉬라고 하나, 피곤한 상태에서 아이를 낳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38주 3일차에 양수가 터져서 병원으로 향했고, 38주 4일차에 아기가 태어났다.
미국 병원에서 아기 낳은 후기는 다음 포스팅에 써야겠다. 출산한 산모는 손목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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