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임신 34주가 되었다. 9개월차... 시간이 갑자기 빠르게 가는 느낌이랄까.
이제 곧 출산이 다가오는 느낌을 받고 있다. 슬슬 출산가방도 싸고, 애기 옷 세탁도 해야할텐데..
계속 졸리고 피곤한 임산부의 하루는 어찌나 이리 짧은지..
1. 임신 34주 정기 검진
거의 두달에 한번씩 받던 정기 검진을 이젠 2주에 한번씩 받게 되었다. 그렇다고 갈때마다 뭐 초음파를 봐준다거나 하는건 아니고, 그냥 몸무게랑 혈압재고 요새 기분이 어떤지, 배 상태는 어떤지 등을 상담한다.
미국 병원에서는 내가 진료실에 들어가있으면, 간호사, 미드와이프, 의사가 차례차례 들어와서 친절하게 상담을 해주고, 지금 시기에 필요한 서류나 안내문 등을 준비해주며, 내가 질문한 것에 대해 답변을 해준다. 약 한시간 정도 걸린다.
나는 미국 동북부에서 꽤 유명한 병원인 MGH를 다니는데, 난임병원, 소아과, 산부인과 등등 나에게 필요한 모든 과가 같은 건물에 있고 의료진 수도 많아서 마음이 든든하다.
하지만 34주 정기 체크업에서도 명치에서부터 치골부분까지 줄자로 배를 재더니 ㅋㅋ 아기가 주수에 맞게 잘 크고 있다고 했다.(ㅋㅋ 자로 배 잴때마다 충격적)
배 아래쪽을 손으로 몇번 만지더니 머리가 아랫방향에 잘 있다고, 굿굿👍을 연발하는 닥터🧐 ㅋㅋ손에 초음파가 달렸나보다 ㅋㅋ
2. 임신성당뇨 / 임산부당뇨 / 임당 진행 상황
임당 검사를 우습게 보고 방심했는지, 태반 호르몬 탓인지 어쨌든 간에 임당의 노예가 되어버린 나ㅋㅋ
하루 4번씩 피를 뽑아서 혈당검사를 하고, 세끼를 꼬박꼬박 야채-단백질-탄수화물 순서로 챙겨서 먹고, 아침에 케톤이 나올까봐 자기전에 비스켓을 먹고, 하루 한시간 정도를 걸으려고 노력하는 9개월 임산부.
이 혈당 검사는 좀처럼 익숙해지지가 않는건지.. 손가락이 너덜너덜하다...
혈당관리 어플을 써서 혈당, 식사메뉴, 케톤수치 및 하루 걸음수를 체크하고 그걸 캡처해서 의사한테 보내주고 있는데 엑셀에 정리하는 것보다 괜찮은 것 같다.
영어버전은 없어서 한글을 영어로 바꿔서 보내줬는데, 좀 익숙해진 다음부터는 걍 한글로 보내고 있다;;
음, 임당이 정말 태반 호르몬 탓인것 같긴하다.
임신 28~32주 정도에는 진짜 빵 한조각만 더 먹어도, 과일 몇개만 먹어도 혈당이 확 튀어버려서 나를 울상짓게 했는데, 요새는 좀 더 먹어도 예전만큼 혈당이 튀지 않는다.
찾아보니까, 임신 막달에 가까워질수록 출산 준비를 위해 태반이 퇴화되면서 인슐린 작용을 막던 태반 호르몬의 기능도 약해진다고 한다. 어쨌든 나한테는 다행인 일이긴한데, 그래도 마지막까지 안심할 수는 없으니 관리를 계속 해야겠찌잉?
그래도 ㅋㅋㅋ 빵 한쪽 제거한 파이브가이즈 햄버거를 먹을 수 있어서 행복하다 😍
>> 임산부 혈당 측정방법 및 정상 수치 범위
3. 치골통 & 환도선다 통증
임신기간 내내 환도선다 통증이 있어왔는데, 그래도 똑바로 눕거나 오래 앉아있는 일만 피하면 괜찮았다. 근데 요새 환도선다의 통증이 좀 잦아지고 있다. 아무래도 배가 커지다 보니 그런것 같다. 배가 정말 급격히 커지고 있다.
34주 1일차에 찍은 사진인데, 진짜 배가 앞으로 툭 튀어나와있다.
그리고 일주일 단위로 배가 큼직해지는걸 느끼고 있다. 남편도 깜짝 놀랜다.
임신 초기에 얻어놓은 임신복들이 딱 맞기 시작했다. 임산부 내복이나 임산부 레깅스 아니면 숨을 쉴 수가 없다ㅋㅋ
그리고 갑자기 치골통이 생겼다. 약간 생리통 같은 느낌?
이 맘때쯤(임신34주 이상) 되면 아기가 자궁 아래쪽으로 머리를 내리고 자리잡게 되면서 골반이 찌르르르 울릴 수 있다고 한다. 자연스러운 증상. 우리 호도가 세상에 나올 준비를 잘 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한달 동안 생리통의 통증을 느껴야겠지 하하하;;
4. 임산부 변비 및 치질
나는 원래 변비형 인간이었지만, 임신하고 나서는 더 심해졌다. 거기에 치핵이 튀어나온 치질 증상까지 더해져서 더 괴롭다.
그리고, 막달이 되어갈수록 변기에 오래 앉아서 힘을 주는 행위 자체가 너무 불안하다;; 이러다가 애 나올까봐 ㅋㅋㅋㅋ
그리고 치핵도 더 튀어나올까봐 ㅋㅋ
그래도 프리퍼래이션 H 크림을 발랐더니 확실히 많이 나아졌다.
남편도 치질 증상이 있었서 화장실 다녀오면 늘 x꼬가 불에 타는 것 같다고 했는데, 프리퍼래이션 H 크림바르고 나서는 빨리 식는다고 한다 ㅋㅋ 나보다 더 열심히 바르는 중
>> 임산부 변비 그리고 치질.. 어떤 방법을 써야할까?
변비는 출산 후에 변비약을 먹지 않는한 시원하게 해결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래도, 테일러 푸룬주스를 사서 먹는데 상당히 효과가 있다. 아무리 천연성분이긴해도 당이 많을 것 같아서 아침먹고 2시간 뒤에 혈당 측정 후 정상범위로 나오면 푸룬주스 한병을 다 마시는데, 그러면 오전 중으로 화장실에 갈 수 있다.
푸룬주스 먹고 한시간 뒤에 혈당 측정해도 정상범위로 나온다!! 아주 좋아좋아 ㅋㅋ 공복에 먹으면 더 좋다고 하는데 공복에 먹자니 웬지 혈당이 무섭다 ㅋㅋㅋ
변비인생 30년차라 별별 주스나 차를 다 먹었지만, 이 푸룬주스 효과가 좋은 것 같다. 일단 큰 통에 파는 것과 달리 한통씩 나눠져 있어서 좋고, 찐하다~ ㅋㅋ 별별 관성이 다 생겼지만, 이거 먹으면 한두시간안에 꾸르륵 거리면서 신호가 온다 ㅋㅋ
울 아가는 제발 건강한 장을 가지고 태어나길!!!!
5. 코피와 귀 먹먹함 증상
밤을 새서 놀아도, 밤을 새서 공부를 해도 절대 나지 않던 코피가 임신 기간 내내 나를 괴롭혔었다.
특히 아침 세수하고 나면 코에서 피가 뚝뚝뚝
어떤 날은 남의 집에 초대받아서 밥을 먹고 있는 도중에 코피가 떨어지기도 했다;;
임신 중 흔한 증상 중 하나로 혈관이 확장해서 그런 것인데, 적응이 되었는지 많이 나아졌다. 코피 나는 횟수가 많이 줄어들었다. 😱
그리고, 귀가 멍해지고 먹먹해지는 증상은 가끔 지속되고 있는데, 이것도 혈관이 확장하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근데 차 안에 앉아 안전벨트를 찬 갑갑한 상태에서 갑자기 귀가 먹먹해지는 증상이 나타나면, 갑자기 숨이 턱턱 막히고 답답해서 너무 힘들어진다. 약간, 진공상태의 비닐팩 안에 있는 기분이랄까 ㅋㅋㅋ
6. 잦은 소변
아기가 내 몸안에서 차지하는 방의 크기가 커지면서 방광을 꽉꽉 누르는지 소변을 정말 자주 누게 된다. 그리고, 뭔가 덜 싼것 같은 찝찝함과 잔뇨감도 있다.
이 시기에는 자궁이 늘 방광을 압박하고 있어서 재채기만 해도 소변이 새어나온다고 한다. 이걸 복압성 요실금이라고 하는데, 정도가 심하거나 신경쓰이면 요실금 패드를 사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
고생하는 나의 방광 ㅋㅋ 조금만 더 버텨다오 😆
자다가 일어나서 화장실을 가는 횟수가 많이 늘었다. 물도 안마시는데 갈때마다 어찌나 많이 나오는지;;
배가 무거워서 침대에서 내려오는 것도 힘겹다. 비몽사몽 상태로 일어나서 화장실 갔다가 다시 잠드는 밤이 계속되고 있다.
가끔 화장실에서 방으로 돌아오는 길에 뭔가 봐서는 안될게(?) 보이는 것 같은 느낌도 있는데 ㅋㅋ 졸리고 무서우니까 못본척 ㅋㅋㅋ 그리고 다시 잠에 스르륵..😪
7. 늘어난 잠 그리고 피곤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요새 정말 너무 피곤하다. 그리고 졸리다.
머리가 멍~~ 하달까 ㅋㅋㅋ
언제라도 누우면 잠들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고 ㅋㅋ 실제로 밥 먹고 쇼파에 좀 기대어 있으면 바로 잠이든다.
몇번 잠들었다가 양심의 가책을 느낀 임당산모는 밥 먹고 바로 10~20분 정도 걸으러 나간다.
피곤하다 피곤해..
막달로 갈수록 입만 열면 " 아 힘들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아무리 편한 브라를 하고 있어도 숨이 막혀서 금방 벗어던져 버리고, 편한 바지를 입고 있어도 금새 답답해져서 임부복 원피스만 입고 드러눕게 된다.
배 안에서 생명을 키운다는게 쉬운일이 아닌 듯 하다.
8. 마지막 태교여행
여름 즈음에 9월 말부터 브로드웨이 뮤지컬 공연을 다시 시작한다는 다시 상영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바로 예약했다!! 그건 바로 라이언킹 >ㅁ< 우리 호도를 생각하며 34주 1일차에 뉴욕으로 고고고!!
기차를 타고 다녀왔는데, 생각보다 너무 좋았다. 보스턴에서 뉴욕까지 약 4시간 정도 걸리는데, 코네티컷 해변가를 돌아서 가는 기차 노선 덕분에 좋은 풍경을 많이 보게 되었다. 진짜!! 기대 이상의 기차여행(기차는 비싸다 ㅋㅋ 비행기보다 비쌈)
그리고 공연도 너무 좋았다. 체력상 다른 곳을 돌지는 않고 타임스퀘어 근처 기차역에 내려서, 브로드웨이 근처 호텔에 묵으면서, 먹고 공연보고 먹고 자고 다시 돌아왔는데, 공연은 정말 감동감동!!!+_+
호도가 성장하게되면 같이 보러 가고 싶다.
그런날이 꼭 왔으면 좋겠다.
9. 태동
뱃속에서 느껴지는 태동이 뭔가 강력해졌다. 정확히 말하면 묵직해졌다고나 할까 🤭
일단 아기가 무거워지고 있고, 배 안의 양수량은 줄어들고 있으니 아기가 배를 밀어내는 힘이 확실히 더 많이 느껴진다.
윽!! 하는 아픔이 있기도 한데, 진짜 너무 아프다기보다 생각지 못하게 훅 들어오는 묵직함이랄까?ㅎㅎ
그래도 태동이 있어야 안심이 된다. 아침에 일어나면 배를 툭툭 건드려서 태동을 느끼고 안심하는 초보엄마의 마음 ㅎㅎ
이제 태아의 머리가 자궁 밑에 자리잡게 되면서, 점점 태동의 격렬함이 줄어들게 된다고 한다.
솔직히 태동 너무 귀여운데 ㅋㅋㅋ 오구오구하면서 배를 쓰다듬는 재미가 있다. 귀여운 내새꾸!!
근데 ㅋㅋ 배안에서 요란한 애는 나와서도 요란하다던데 ㅋㅋ
조금 걱정이 된다 ㅋㅋㅋ 늙은 엄마 아빠의 체력이 잘 버텨줄런지 ㅋㅋㅋ
10. 마무리
벌써 임신 34주차라니!!
임신 초기에는 시간이 잘 안가더니 배가 쑥쑥 불러오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시간이 정말 쑥쑥 가는 것 같다. 약 한달뒤면 이쁜 아가가 내 품안에 있고, 나는 육아 폐인이 되어있겠지?ㅋㅋㅋㅋㅋ
이제 우리 호도는 스스로 폐 호흡을 할 정도로 폐 기능이 거의 완성되었고, 다른 소화기나 순환기도 제 기능을 할 정도로 완성 되었다고 한다.
그 말인즉, 지금 세상밖으로 나오면 조산이지만!! 그래도 인큐베이터의 도움을 살짝만 받으면 되는 상태라는 것!!
물론!!! 지금 나오면 아니된다 호도야 ㅎㅎㅎ
엄마 아빠랑 약속의 날을 정해놨으니, 일단 37~38주까지는 엄마 뱃속에서 좀 더 크자~ 🥰
이 글을 쓰는 이 순간조차 너무나 숨이 막히는데 ㅋㅋ 이 숨막힘 조차 기대감으로 만드는 우리 호도.
건강하게 조금만 더 버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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