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도, 재작년, 그 전해에도 둘이 아닌 셋이었기를 바랐었지만 둘이서 새해를 맞았고 2021년 새해도 둘이서 맞이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새해에 대한 설렘이 사라져갔지만, 새 가족에 대한 설렘은 커져갔던 것 같다.
그런데, 올해도 둘이서 새해를 맞이하는 순간을 맞이하니 괜스레 부아가 치밀고 눈물이 핑 돈다. 어째서 간절히 바라는 것은 이루어지지 않는 걸까
아무 곳에라도 화풀이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나는 괜찮지 않다고 행복하지 않다고 괴롭다고 소리치고 싶다.
둘 밖에 없는 집에서는, 한 사람이 감정 폭탄을 터트리면 다른 한 사람이 그 폭탄을 고스란히 맞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감정 폭탄이 터지지 않도록 조심하는 편이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표정에 새어나온다. 실망, 조바심, 분노, 우울함과 같은 나쁜 감정들이 가슴속에서 휘몰아치다가, 머리로 올라오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난다.
타이밍 나쁘게 엄마가 자꾸 연락이 온다. 시답지 않은 안부 문자를 몇 번 했는데 내가 답장이 없으니 전화를 하신다.
사실 요새 좋은일은 없는데 자꾸 전화를 하시니 나도 좋은 말을 하지 않게 되고, 힘없는 답변만 하게 되니 전화를 받기 싫다. 전화를 받지 않았더니, 무슨 일 있니?라는 메시지가 뜬다.
임신 시도해보던 친구가 임신이 되었다고 연락이 왔어. 맘 편히 먹으니 아이가 생겼다고 나보고 맘 편히 먹으라더라, 나처럼 타고나길 잘못된 유전자를 가진 애는 맘 편히 먹는 게 무슨 도움이 되지도 않는 걸 알아, 그래서 지금 술 마셔~
라고 엄마에게 비수를 꽂고 말았다.
새해가 되니, 한 살을 더 먹고, 지금 진행 중인 시험관 시술이 운 좋게 성공한다 해도 내년에 출산하게 될 확률이 크다. 그 생각을 하니까 더 울적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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