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시간은 흘러가고, 다음 주 화요일에 5일 배양 배아의 염색체 결과를 듣게되는 가상 진료 시간이 잡혔다. 정말 미국 진료 시스템에 혀를 내두를정도로 느리다 느려, 검사 결과가 나온 후 2주나 지나야 의사를 만날 수 있다니.
궁금한게 산더미같고, 의사를 마구마구 재촉하고 싶지만 짧은 영어는 항상 내 발목을 잡는다. 영어만 발목을 잡는게 아니라, 미국 의사의 단호박 같은 말들과 표정이 나를 움츠러 들게 한다.
일단, 지금 상태를 짚어보자면, 5일 배양이 진행된 8개의 배아를 pgs 및 pgt-sr 검사를 보냈다. 처음에 염색체 검사를 접했을 때는 너무 당황하고, 아는게 없어서 모든 검사를 다 하는게 좋다고 할때 알겠다고 했다. 난 당연히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검사를 추천해준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서 염색체 검사를 공부했고 나에게 필요한건 Pgt-sr 뿐임을 알게되었다. 당연하게도 동시에 두개의 염색체 검사를 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서, 250만원 정도의 pgs 검사 비용을 받았고, 왜 pgt-sr이 아니라 pgs지? 비용은 보험에서 커버되는거 아니었어?오만가지 생각과 함께 분노가 치솟았으나,병원에서는 내가 두 개의 검사를 모두 진행하는 것에 동의하였다고 한다.
하아.... 씨부랑... 괜히 2가지 검사를 진행하느라고 세포를 많이 떼어내서 배아에 이상이 생긴것은 아닐지 걱정이 된다.
무지가 죄로다... pgs 및 pgt-sr 검사를 동시에 진행해도 배아 상태에 큰 영향이 없는지 공부를 좀 해봐야겠다
뭐 어쨌든 모든 결과를 나와있고, 다음주에 의사와의 미팅을 통해 몇 개의 정상배아가 나왔는지, 언제 이식할지 여부를 결정하게된다.
후아후아, 정말 심장 떨린다 ㅠㅠ 정상배아가 하나도 없으면 어떻게 하지 라는 불안감때문에 계속 악몽을 꾸고 있다. 이럴때일수록 나답게 바쁘게 살아야지 하는데, 날은 춥고, 임신 때문에 일도 그만둔 상태이다 보니 더더욱 나쁜 생각에 사로잡히게 되는 것 같다. 참으로 말이 쉽다;;
의사한테 무슨 질문을 해야할까?
일단 의사가 몇개의 정상배아가 나왔는지 알려줄 것이다. 여기서 정상배아가 하나도 없다면? 절망하겠지만 다시 시험관 시술 과정을 진행할 것이다. 여기서 다시 시작하면 피임약복용부터 다시 시작할텐데 이 긴 과정을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다. 한국에 가도 착상전 염색체 검사가 필수인 우리 부부는 서울역 차병원과 같은 큰 난임병원을 가야하기 때문에, 예약, 비용, 일정 면에서 쉽지 않다.
정상배아가 한 개라면 가장 빠른 이식날짜를 물어보고 배아 하나의 이식을 진행할 것인데 아마도 다음 생리를 기다리라고 할 것 같다.😱 생리를 12월 20일에 시작했으니, 자연주기에 맞춰서 이식하면 안되냐고 질문하겠지만, 아마도 안해주겠지. 그리고 임신 성공확률을 높이려면 인공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좋기도 할테니..
정상배아가 2개 이상이라면, 1) 2개의 배아가 이식 가능한지 물어보기, 2)임신확률을 높일 수 있으며, 3) 우리 부부는 쌍둥이도 감당할 수 있으며, 4)난임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이 너무 큰 것을 언급하고, 5)쌍둥이로 인한 위험성은 부담하겠다고 말하기.. 아마도 안해줄 것 같긴하다. 원칙적으로 pgs검사, pgd 검사를 한 배아는 한 개만 이식해준다고 한다.
뭐, 쌍둥이가 임신되는 경우 기형아 출산, 유산 확률이 증가한다고 하니... 그래도 정말 내가 얼마나 마음 고생을 많이 하고 있는지 ..이왕이면 2개를 넣어서 임신 확률을 높이고 싶다. 물론 더 이상의 시험관 시술 없이 한번에 끝내고 싶은 마음도 있다.. 욕심일까..
일단은 정상배아가 많이 나오길... 바래야겠고 그다음은 다음 생리를 기다리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인 것 같다. 다음 생리 예정일은 아마도 1월 말일텐데. 정말.. 피 말린다.
난임은,,, 특히 시험관 아기 시술 과정은 여자에게 너무 가혹하다. 모든 나의 일정을, 나의 관심사를 아기 갖는 일에 집중해야하는데도 성공확률은 그다지 높지 않다. 그리고, 인위적인 호르몬제 투약으로 후유증은 크고, 임신 실패로 인한 정신적 타격은 상당하다..
마음이 너무 떨리고 심난하다. 제발. 좋은 결과가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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