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부부를 위한 정보/난임일기

[난임일기]02_퇴사 인사가 "출산 잘하고 오세요" 라니...

쏘이_빈 2020. 3. 11.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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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공부 문제로 미국에 가게 되었다.

자연임신을 계속 시도했지만 아이는 생각처럼 잘 오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남편이 회사에서 좋은 기회를 얻어 미국에 가서 공부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와중에 자연임신을 시도했지만 잘되지 않았고, 우리는 스스로를 위안했고, 원치않는 위로들도 많이 받았다.

"그래, 미국 가서 애 낳으라고 그동안 안왔나보다~" 시간은 계속 흘렀고, "가자마자 애 낳으면 적응이 너무 힘드니까, 천천히 오려나보다"라는 말들. "이제 회사 그만 두고, 미국 가면 바로 생기겠다~"라는 말들. 

지겹지만, 그때는 그냥 웃으면서 넘겼다. 언젠가는 우리 아이가 올테니까 뭐... 우리가 아직 적극적으로 시도한건 아니니까~ 라는 오만한 생각이었달까?

난 언제쯤 내 아가를 안아볼 수 있을까

퇴사 인사는 너무나 잔인했다.

4년을 일한 회사에서 퇴사를 하는데, 나한테 하는 소리가 "미국 가서 아이 꼭 낳고 오세요~" "출산 잘하고 오세요"라고 하더라.. 물론 나는 임신 중이 아니었다. 막연하게 막 던지는 그들의 한마디. 오죽했으면, 거기 계셨던 여자 팀장님이 나중에 미안하다고 하셨다. 사람들이 속없이 던지는 말이니, 신경쓰지 말라고.

그랬다. 그들은 내가 점심 시간에 커피 대신 녹차를 마시기만 해도, "혹시 임신했어?" 라고 물었다.

나에게 던져지는 가벼운 한마디들이 결코 가볍지 않았고, 한마디 한마디가 쌓여서 큰 산더미가 되어서 쌓였다.  

아닌척 하려고 해도, 때때로 허무했으며, 우울했으며, 잔인했다. 

 

어쨌든 우리는 아이 없이, 미국에서 살아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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