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라잔! 쏘이빈이 돌아왔습니다. 5개월 아기 비행기 타기 후기 2탄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아기와 함께한 보스톤에서 인천까지 16시간 동안의 대한항공 비지니스 클래스 탑승 후기를 적어볼게요!
아기 비행기표 발권부터 비행기 타기전 준비물, 그리고 입국 수속은 후기 1을 참고하세요.
>> 5개월 아기 비행기 타기_항공권, 사전 준비물, 공항라운지
5개월 아기와 함께한 비행 후기는 아래 순서에 따라 적어볼게요. 정보전달이 아니라 실제 탑승 후기라서 주절주절 써내려가볼게요. 보스턴 오후 1시 30분 출발해서 인천으로 가는 비행기이고, 러시아 전쟁으로 인해 노선이 다소 변경되어 16시간이 걸리는 여정이에요.
1. 비행기 이륙시 아기 달래기 2. 아기와 함께 비지니스 클래스 타기(프레스티지석) 3. 아기를 위한 비행기 좌석 습도 조절 4. 길고 긴~~~ 비행에서 어떻게 살아남았던가.. |
<엄마와 아기, 둘이서만 국제선 비행기 탑승하기>
일단 비행기에 타기 직전까지 유모차에 태우고 있다가, 탑승 시작 직전에 아기띠에 아기를 매고 유모차를 접어서 승무원에게 건내줬다. 아기띠를 한 상태로 비행기에 오르는 시간은 길어야 5분? 승무원 분이 도와줘서 아기를 들어준다면, 아기띠를 하지 않아도 되는데 어떤 상황이 있을지 모르니 아기띠를 준비해가는게 좋다.
*국내선은 탑승 20분 전에 승무원에게 전달하여 수하물로 보내야하고, 국제선은 탑승 직전에 승무원에게 전달하면 된다. 수하물로 보내지며, 착륙 직후에 비행기 문앞에서 다시 돌려받게 된다.
1. 비행기 이륙시 아기 달래기
일단 가장 걱정되었던 부분은 아기가 비행기가 이륙할때의 소음, 흔들림, 귀먹먹함 등으로 인하여 울음을 터트리는 것이었다. 아기가 겁을 먹고 울어버린다면 남은 비행시간이 상당히 힘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비행기 이착륙 시에는 아기를 안고 일어설 수 없으니 다른 승객들에게도 너무나 민폐이다.
생각해보니 비행기가 이륙하는 순간에는 성인들도 힘든 순간이다. 남편은 첫 비행에서 귀먹먹함이 너무 심해서 비행기 공포증이 생겼더란다~
그래서 검색해봤더니, 대부분 비행기가 뜨는 순간에 마실 것을 줘라!! 라는 결론이 나왔다. 우리가 자동차나 비행기안에서 기압차로 인해 귀가 먹먹해질때 침을 꾹 삼켜서 기압차를 해소하는 것과 같이, 아기들도 마실 것을 줘서 침을 삼키게 하는 것이다. 또, 먹을 것에 정신이 팔려서 이륙 순간을 잊을 수 있게 해줄수 있고, 소리지르는 입을 막을 수 있는 효과도 있다.
(소리지르는 입을 막는 것이 아마 가장 큰 노림수가 아닐까?)
그래서 내가 선택한 방법은 모유수유!! 이날을 위해 모유수유를 끊지 않고 미뤄왔다. 사실 젖병수유를 해도 똑같다.
일단 비행기가 이착륙할때에는 아기를 안고 있어야 하고, 비행기에 앉자마자 출발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바로 수유를 시작하지 않았다. 일단은 자리에 타이니러브 휴대용 모빌을 설치해서 아기의 혼을 뺀 다음 비행기가 움직여서 이륙하려고 속도를 낼때 젖을 물렸다. 프레스티지석 클래스라도 출발시에는 칸막이를 내려야하기 때문에 모유수유용 가리개를 따로 준비했다.
비행기 뿐 아니라 기차, 버스 등을 탈때에도 타이니러브 휴대용 모빌은 유용한 것 같다. 작은 반경에서 움직이니까 아기가 더 집중하는 것 같고, 의자에 설치도 간편하고, 소리가 안나오게 할 수도 있다. 나는 비행기 안에서 정말 유용하게 썼다. 비행시간이 길다면 하나 장만하는 것도 좋은 것 같다.
뭐 어쨌든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면!!
성공했다!!
비행기가 출발하기 전에 징징거리기 시작했으나, 수유를 하면서 이륙 성공!!! 그리고 비행기 소음이 화이트노이즈로 작용했는지 이내 잠이 들었다. 🙂
2. 아기와 함께 비지니스 클래스 타기(프레스티지석)
비지니스 석은 아기 요람(배시넷)이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아기를 안고 가야한다. 그래도 옆자리가 빈다면 의자를 평평하게 만든 다음에 아기를 눕혀서 갈 수 있기 때문에 옆자리가 비길 바랬다.
하지만, 비지니스 석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탑승했다. 전체적으로 빈자리가 몇 개 안남은 시점이었고, 짐을 부칠때에도 내 옆에 다른 사람이 탑승해있다고 들었었다. 😭
그래서 체념하고 아기를 안고 탑승했는데, 다행히도!!! 옆자리가 비었다!!! >ㅁ< 실은 옆에 타려던 승객이 옆자리에 5개월 아기가 있다는 말을 듣고 바로 자리를 옮겨주셨다고 한다.(사실,, 도망간 것일 수도 있다 ㅋㅋ)
안쪽 자리에 아기를 눕혀놓고 나는 옆자리에서 여유롭게 식사를!!
역시 비지니스 클래스에서 먹는 코스요리가 정말 꿀맛인듯 ㅎㅎㅎ
남편은 대한항공에서는 무조건 고기메뉴를 골라야한다고 했지만, 오늘은 광어 구이를 골랐다!! 뜨끈뜨끈 너무 맛있다.
치즈랑 과일 디저트에 커피까지 야무지게 냠냠!! 아이스크림은 패스!ㅎㅎ
프레스티지석 클래스에 있는 가림막에 아기 모빌을 설치해두고, 가림막을 내리고 자주 아기를 들여다봤다. 당연히 잘 자고 있을거라고 생각했지만 혹시나 깨있는걸 모르고 있다가 크게 울어버리면 다른 승객들에게 방해가 되니까 더 신경쓰였던 것 같다.
다행히도 밥을 다 먹고 한숨 돌릴때까지 깨지 않은 아들.
비행기 화장실에 설치된 기저귀 갈이대에서 기저귀도 갈았다. 근데 화장실이 좁아서인지 기저귀 갈이대에 눕히니까 약간 겁을 먹고 울어버리고 말았다. 엉엉 울어서 엄마 당황..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비지니스 안쪽 자리에 방수매트를 깔고 기저귀를 갈아줬다. 방수매트 작은 사이즈는 외출 및 여행시에 정말 유용한듯!!
비행기 안에서 분유를 먹이려면, 가루분유를 가져가거나 액상분유를 가져가는 방법이 있다. 가루분유를 가져갈때는 물을 싸가도 되고 비행기 안에서 요청해도 된다. 아기용 물은 비행기에 반입이 가능하다. 액상분유는 따뜻하게 데워달라고 하면 데워준다. 정말 친절하게 분유를 데워다 주셔서 너무 좋았다.
힙분유 액상분유는 분유통에 맞는 휴대용 젖꼭지가 나오는데, 우리 아기는 휴대용 젖꼭지를 써서 먹이면 너무 급하게 먹어서 게워내는 경우가 있다. 비행기 내에서 위험성은 피하는게 좋기 때문에 평소에 쓰던 젖병을 가져왔다. 5번 정도 먹일 양에 응급상황을 대비해서 2병을 더 챙겼다. 다먹은 젖병은 집에가서 세척하려고 차곡차곡 가방에 넣어놨다.(짐이 한짐이다 증말!)
별탈없이 잘 먹어준 아들에게 고마운 날.
5개월 아기지만 아직 이유식을 시작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한항공 유아 기내식은 맛만 조금 보여주고 내가 다 먹었다 ㅋㅋ 바나나 퓨레, 고구마 퓨레, 당근퓨레가 나왔다. 사실 당근 퓨레였는지는 가물가물한데, 아무튼 내가 맛있게 다 먹었다.
첫 기내식을 먹고 나니까.. 힘든 시간이 찾아왔다.
아기는 평소와 같이 3시간에 한번씩 먹고, 적당히 30분 내지 1시간 자고, 1-2시간을 노는데... 비행기는 소등해버렸다. 기내식 먹고 조금 있다가 소등했으니 거의 12-13시간 정도를 컴컴하게 와야했다.
그대, 지옥을 경험할 준비가 되었나~
이때부터 세시간 마다 한 번씩, 한시간 정도 아기를 들고 이코노미석을 몇바퀴씩 걸었다. 걷다가 힘들면 이코노미 맨 뒷자리에 가서 무릎에 앉히고 뜀뛰기 시키다가 또 칭얼대면 걷다가.. 그나마 이코노미석이 텅 비어서 다행이었다.
계속 반복하니까 승무원들 얼굴보기도 다소 민망하였지만, 마주칠 때마다 아기 귀엽다며 반겨주셔서 너무나 감사했다.
아무래도 잠자리 환경이 바뀌다보니 아기는 긴 잠을 자지 못했다. 보스턴에서 있던 시간으로 밤이 되었을때는 좀 길게 잘까 기대했지만 길게 자야 1시간 정도? 계속 자다 깨다를 반복했다. 젖 물려서 재워보기도 하고 쪽쪽이도 물려보고 했지만 길게 자지는 않았다.
그냥.. 아기랑 비행기 타는 일은 "비행시간의 반은 서서 온다"라고 생각하는게 맘 편할듯
아기랑 둘만 비행기 타지말고, 다른 가족이랑 같이 타세요... 힘듭니다...
3. 아기를 위한 비행기 좌석 습도 조절
알다시피 비행기 안은 정말 너무너무 건조하다. 성인들도 입이 바싹 바싹 마르고 피부가 푸석푸석해지는 비행기 안의 습도.
적정습도 50~60%를 유지해야하는 아기의 경우는 정말 더 힘들다. 그래서 아기들은 비행기 안에서 감기에 걸리기도 하고, 면역력이 약해져서 다른 바이러스에 감염되기도 쉽다.
그래서 미니 가습기를 준비해보려고 했는데, 아기가 걷어찰 수도 있고, 설치한 후 이동하면서 넘어뜨릴 수도 있으며 무엇보다 휴대용 가습기의 성능이 미미할 것 같았다. 사실, USB로 동작하는 조그마한 가습기를 주문했었는데, 충분한 가습 효과를 줄 것 같지 않았다;;
그래서!! 집에서 낡은 손수건을 잔뜩 준비해갔다. 대충 쓰다가 버릴만한 아기 손수건들을 모아가서 물을 흠뻑 묻혀서 대충 짠 다음에 자리에 널어놓았다. 집에서도 아기 침대 주변에 물수건을 널어놓은 경우 습도 증가에 가장 큰 효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비행기 내부가 건조하긴했는지, 금방 손수건이 말랐다. 두어번 물을 묻혀서 수건을 널어두었더니 나도 습도 유지가 잘 되어서 코나 목이 건조해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것때문인지 아기도 16시간의 비행과 도착해서 5시간의 자동차 운전에도 불구하고 감기같은 질병에 걸리지 않았다. 돌아가는 비행기에서도 잔뜩 널어놓을 생각이다.
4. 길고 긴~~~ 비행에서 어떻게 살아남았던가..
아기가 자는 동안 잠시 허락되는 나의 쉬는 시간, 내 자리는 힙시트 아기띠, 아기 옷, 아기 비상약 등이 가득하다. 그래도 비지니스 클래스는 소지품을 보관할 수 있는 공간들이 많아서 좋다.
돌이켜보니, 아기가 토하면 갈아입힐 아기옷도 필수지만, 나한테 토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내 티셔츠도 반드시 챙겨가야한다. 남편의 늘어진 티셔츠들을 입고 비행기에 타서 애기가 토하면 벗어서 버려버렸다 ㅋㅋ
승무원한테 간식 가져다달라고 해서 먹으면서 영화도 한편 보고, 잠도 좀 자면서 1-2시간의 비행을 즐기고 또 다시 일어난 아가를 달래면서 일어났다 앉았다를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10시간이 금방 갔다. (사실, 아직 6시간이나 남았다는게 너무 힘들었던 시간,,,,)
인천까지 약 4시간 정도가 남았을까,
두 번째 기내식을 먹기 위해 비행기에 불이켜졌다. 드디어 어둠 탈출이다!!
아기와 나는 이미 기진맥진한 상태. 길게 통잠을 자지 못하고 짧게 잠들었다 깨는 아들을 생각하니 맴찢.
아기가 피로와 스트레스로 인해 찡얼 거리기 시작했기 때문에 기내식은 아기를 안고 먹었다. 아직 뒤집지도 못하는 5개월 초의 아기였기 때문에 기내식 먹는 정도야 뭐 ~ 훗!
아직 영상에 흥미를 느끼는 시기는 아닌데, 그래도 한 5분 정도는 흥미있어 했기 때문에 기내식 먹는 동안 비행기에서 제공하는 애니메이션을 틀어줬다. 애기한테 영상 보여줘도 되나? 싶지만 길어야 10분이다.ㅋㅋ 엄마가 편하게 가는게 제일 좋다는 것만 기억하자.
그리고 이내 잠이 든 아들. 아직 돌이 되지 않은 어린 아기에게 치발기와 쪽쪽이는 필수품이다. 딱히 장난감도 가지고 놀지 않는 시기이다.
그리고 드디어 한국 도착!!
드디어!!!!!!!!! ㅠㅠ 힘들었다ㅠ 아기랑 둘이서 장거리 비행하는 일!!
아기도, 나도 혼이 빠진 상태로 인천 공항에 도착했다. 마지막 30분을 남기고 둘다 거의 의자에 고꾸라져서 기절 ㅎㅎ 한국시간으로는 오후 4시 반이지만, 보스턴 시간으로는 새벽 3시 반이기 때문에 정신이 몽롱했다.
비행기에서 내려서 게이트 앞에서 유모차를 받았다.
이때는 도와주는 승무원이 따로 없었어서, 10키로 아기를 앞에 매고 비닐에서 디럭스 유모차를 꺼내서 펴고, 아기를 눕혔다. 아기도 혼이 나가있었기 때문에 딱히 울지는 않았다.
공항에서 한시간 넘게 코로나 관련 서류들을 제출하고 심사받고 이거저거 하고 난 후 기진맥진 상태로 짐을 찾아서 밖으로 나왔다. 드디어 한국 도착!
우리 아기는 처음으로 한국땅을 밟았고, 공항에서 기다리던 부모님은 나를 보자마자 눈물을 흘리셨다. 너무너무 고생했다고ㅠㅠ 그렇게 2달간의 한국 생활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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