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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아기 코로나 확진, 그리고 입원.

쏘이_빈 2022. 5. 18.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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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아, 6개월 아기 코로나 확진, 그리고 입원하는 후기를 쓸 줄이야.. 마음 아픈 후기지만 남겨놔야지.

 

아기랑 내가 한국에 왔던 3월의 한국은 코로나 환자가 폭증폭증폭증!!!하던 시기였다.

한국 친구들도, 그들의 가족들도, 우리 가족들까지도 모두 코로나가 휩쓸고 지나갔고 각기 다른 증상과 후유증으로 고생을 했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어디서 온 이상한 자신감인지 ㅋㅋ

나는 임신 중에 백신을 두번이나 맞았고, 수유 중에 한번 맞았으니 나랑 우리 아기는 웬지 안걸리거나, 무증상으로 지나갈 것 같은 생각이 들었더랬다. 하하하;;

 

한국에 온지 한달하고도 2주 정도 지났나.

아기랑 국내선 비행기 타고 서울 시댁 갔다가 자동차 타고 내려오고, 2주뒤에 기차타고 다시 서울 시댁 가고... 그게 힘들었던지 서울에서 내려와서부터 아기가 조금씩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ㅠㅠ 못난 엄마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봄이니까 꽃가루 땜에 기침하는거겠지? 열도 안나니까...

어린이날 구례 나들이

그래서, 어린이날 할아브지랑 할므니랑 구례에 드라이브도 갔다가 쌍계사 가는길에 있는 유명한 까페 더로드101도 갔다. 쌍계사 올라가는 길은 이렇게 예뻤었나? 할 정도로 많이 개발되고 좋아졌다.

 

그리고 간간히 기침을 콜록콜록하던 아이를 방치..

다음날 이상하게 아기가 기운없어 보인다던 엄마의 말에, 환절기라 그래~ 글구 급성장기가 되면 애기 컨디션이 안좋더라고~ 라며 응수했던 초보엄마 ㅠㅠ 

 

 

그리고, 어린이날로부터 이틀 뒤

타지에 있는 동생이 와서 점심 먹으러 갔는데 애가 시들시들하더니 갑자기 열이 나기 시작했다.

온몸이 뜨끈뜨끈해지더니 갑자기 끓어오르는 몸. 진짜 아기들 열나는 거 순식간이라더니 그말이 맞았다.

토요일에 문여는 소아과를 찾아가서 한참을 기다린 끝에 진료를 보았는데, 목감기인 것 같다고 약을 처방해주셨다.

 

그리고 그날 밤.. 아기는 정말 많이 아팠다. 

밤새 고열에 시달린 아기

밤새 끙끙 소리를 내며 38-39도의 고열에 시달리는 아기를 보고 있는 것은 정말 괴로웠다.

약을 먹여도 열이 떨어지지 않았고, 손수건을 물에 적셔 몸을 계속 닦아줘도 열은 떨어지지 않았다. 괴로워하는 아기를 보고있는데 내 탓인것만 같아서 계속 눈물이 났다.

새벽 3시가 넘어가도 아기의 열이 떨어지지 않았고, 조급해진 나는 동네에 있는 큰 병원 응급실에 연락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답변은 아기가 입원할 수 있는 시설이 없으니 날이 밝으면 소아과에 방문해보라는 것이었다. ㅠㅠㅠㅠㅠ 이럴때 정말 한국, 특히 지방 소도시에서 살기 힘들다는 것을 느낀다. 아기가 입원할 수 있는 병원이 몇 없는 지방생활 😥

 

병원에서 처방 받은 맥시부펜(덱시부프로펜)과 내가 미국에서 사온 타이레놀(아세트아미노펜)을 번갈아서 먹였더니, 조금씩 열이 떨어지다가 다시 오르다가를 반복했다. 이 두 종류의 해열제는 교차해서 먹일 수 있다. (참고로, 이부프로펜은 저 해열제들과 교차해서 먹일 수 없다.) 

아침이 되자마자 소아과에 갔고, 혹시 모르니 코로나 검사를 하기로 했다. 해열제를 썼는데도 열이 안잡히는게 웬지 코로나 증상인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코로나 확진..

 

아기가 코로나에 걸렸다.... ㅠㅠ 확진된 아기는 소아과에 방문진료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검사소에서 의사 선생님을 기다렸다. 정말.. 정말.. 오랜 시간을 기다린 끝에 의사 선생님을 만날 수 있었고, 코로나 뿐 아니라 인후염과 후두염이 심각하다고 하시며 입원할 것을 권유해주셨다.

아기들의 경우 후두염과 인후염이 심한 경우 특히 밤에 목이 많이 붓게되며, 그로 인해 호흡 곤란이 올 수 있다고 하셨다. 그래서 병원에 입원하여 호흡기 치료와 수액을 맞으면서 지켜봐주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이제 문제는 아기가 입원할 수 있는 병원을 알아보는 것이었다.

일요일인데다가, 코로나 걸린 아기가 입원할 수 있는 격리 병실이 있는 병원은 많지 않았다. 사방팔방 전화를 해서 한군데 알아냈고, 바로 입원을 하기로 했다. 순천에 있는 미즈병원에 입원했다.

코로나로 격리병실에 입원한 아기

코로나에 걸린 아기는 격리병실에 입원해야하며, 보호자가 한명 같이 입원해야한다. 보호자도 아기가 입원한 동안 같이 격리되며, 바깥 출입이 금지된다.

보호자는 딱 한번 다른 보호자와 교대할 수 있으며, 병실에서 필요한 물품은 코로나 환자 전용 엘레베이터를 통해 올려보내면 간호사들이 받아서 가져다 준다. 동생이 물건 가져다 주러 올라왔다가 간호사들한테 엄청 혼났다.

 

코로나 격리 병실이 갖춰진 소아병원에 입원한 아기

아기 침대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엄마와 아기가 함께 쓸 수 있는 성인용 환자 침대가 있었고, 욕실 딸린 화장실이 있어서 아기를 씻길때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다만, 병실에 정말 아무것도 없다. 엄마한테 부탁해서 아기분유포트, 브레짜 분유 제조기, 분유, 젖병, 젖병 세척용품, 아기 장난감, 가습기, 세안용품, 수건, 아기 옷, 아기 장난감 등을 다 가져다달라고 부탁했다. 진짜, 아기 하나 움직이려면 짐이 상당하다.

 

입원해서 먹었던 보호자 식사

아기와 같이 입원한 나에게는 식사가 지급되었다. 아기 이유식은 따로 지급되지 않으니, 이유식은 따로 시판을 사오거나 집에서 만들어다 줘야하는데 나는 그냥 먹이지 않았다.

6개월 아기의 초기 이유식 단계인데다가, 목이 많이 부었으니 그냥 분유를 먹이는게 좋을 것 같아서였다.

 

네뷸라이저로 호흡기 치료 중인 아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걸린 것과 별개로 심각한 후두염에 걸린 것이 아기의 가장 큰 입원사유였다. 코로나 땜에 걸린건지, 후두염이 먼저 와서 면역력이 약해진 아기에게 코로나 바이러스가 침투한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요새는 코로나에 걸리면 후두염과 인후염이 많이 동반된다고 한다.

처음에는 네뷸라이저 치료 받으며 엉엉 울더니, 조금씩 익숙해졌는지 곧잘 받았다. 간호사가 약을 가져다주면 네뷸라이져 기계를 이용해서 내가 아침 저녁으로 호흡기 치료를 해줬다. 5분 이상 해줘야하는데, 6개월 아기가 5분을 얌전히 버텨주질 않으니, 장난감을 흔들면서 아기의 흥미를 끄는 동시에 호흡기 치료를 해야했다.

특히, 밤에 자다가 아기가 숨을 쌕쌕거리며 쉬거나, 호흡이 일정치 않거나, 숨을 참았다가 내쉬는 반응을 보이면 즉각적으로 간호사에게 호출해서 호흡기 치료를 해줘야한다.

 

입원 후 며칠동안 아기는 지루해했지만 잘 버텨주었다.

약을 급하게 먹였더니 분수토를 하기도 하고, 안하던 뒤집기를 병원 침대에서 자꾸 해서 엄마맘을 애태우기도 하고, 병실에 갇혀있는 것이 지겨워서 간호사들이 들어오면 신나하고, 병실의 조그만 창문으로 바깥을 보는 것을 좋아하기도 했다.

 

그리고, 정말 고맙게도 우리 아기는 잘 먹어주었다.

사실.. 너무 잘먹었다. 목이 부어서 따뜻한 분유가 땡겼던 걸까

3-4시간에 한번씩 200미리 정도의 분유를 먹던 아기가 1-2시간에 한번씩 배고파했고 분유포트를 보면서 칭얼거렸다. 아픈 아기의 마음을 모른척 할 수 없었던 나는 150~180 미리의 분유를 1-2시간에 한번씩 먹였다. 

입원 이틀만에 확찐자...

그 결과 아기는 이틀만에 확~~~쪘다. 이게 바로 확찐자인가!!

그래도 건강하기만 하다면야.. 나중에는 너무 걱정되서 의사샘한테 물어봤다. 아기가 너무 자주 먹고, 많이 먹는데 괜찮냐고~ 안먹는것보다 나으니 양을 줄여서 주면 괜찮다고 하셔서 그냥 줬다.

사실, 갇혀서 며칠을 지내니 나도 힘들어서 우는 아이의 배를 불려서 재우는게 낫더라..

 

그렇게 3박 4일을 입원했다. 하루 더 입원을 권하셨으나, 아기가 너무 지루해하기도 하고 입원기간 동안에 아기에게서 옮겨온 코로나에 걸린 나의 컨디션이 최악이었기 때문에 퇴원을 하기로 했다.

일단 밤에 계속 지켜보니, 아기 숨소리가 일정해졌고 목 부은 것이 많이 가라앉았기 때문에 퇴원을 하기로 했다.

아픈 내 새끼 ㅠㅠ

 

3박 4일간의 코로나 격리병실 입원비는 2만8천원!! 세상에, 내가 먹은 도시락값도 안나올 것 같다. 미국에 있었으면 상상도 못할 병원비다. 언젠가 걸렸을거라면 한국에서 걸린게 나은 건가 싶을 정도로 치료도 잘 받았다.

퇴원해서 먹을 약도 잔뜩 타오고, 경과를 확인하러 다시 갔을때도 약을 잘 처방해주셨다.

코로나 치료 비용을 나라에서 지원해주기 때문에 아기 코로나로 인한 입원 및 치료 병원비 부담이 적었다. 정말 다행이다. 그리고, 아기의 실비보험으로 입원 지원비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코로나 치료 비용은 거의 들어가지 않았다. 다만, 엄마가 같이 입원해서 밤낮으로 살펴야했기 때문에 엄마의 체력과 수명을 갈아넣었다고 해야하나 ㅎㅎ

그래도 내새끼 안아픈게 최고다 진짜 

건강하게 자라다오, 우리 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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