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일기]54 _병원에서 날아온 미국 냉동 배아 보관비용 청구서

갑자기 병원에서 미국 냉동 배아 보관 비용 청구서가 날아왔다.  우리는 보스톤 MGH 난임 병원을 이용하였다.

 

나는 첫째와 둘째를 시험관 시술(Ivf)을 통해 임신하였기 때문에, 시술 과정에서 생성된 모든 배아를 냉동했다가 이식했다. 신선 이식은 하지 않았다. 나의 유전자에 균형전좌의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모든 수정란을 냉동 한 후 착상 전 유전자 검사를 시행했다.

그리하여, 생성된 8개의 수정란에 대하여 PGT-a(PGS) 및 PGT-SR을 하였고, 그 중 3개만이 정상 판정을 받았다. 3개 중 1개는 85%만 정상이라고 하였다.

>> PGT-SR을 통반한 미국 시험관 시술 과정

>> 체외수정 결과 생성된 8개의 수정란

>> 냉동 배아 염색체 검사 결과(엄마의 염색체 균형전좌)

 

그리고 그 중 하나를 이식하여 예쁜 아들을 만났고, 남은 또 하나를 이식하여 또 다른 예쁜 아들을 임신 중이다. 정상 배아 3개 모두가 아들이었다고 한다. 하하하 🤣

>> 첫째 아들 임신, 냉동배아 이식 후기

>> 둘째 아들 임신, 냉동 배아 이식 후기

 

정상 배아로 판정된 나머지 하나가 남았으나, 85%만이 정상이라는 다소 찜찜한 결과로 인하여 이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물론 아들 셋을 키우기는 좀 버겁다는 마음도 있었다 하하;;

그래서, 남은 배아를 어떻게 할지 결정해야했는데, 세가지 옵션이 있었다.

i)계속보관 또는 다른 병원으로 이관

ii)폐기

iii)기부 

처음에는 당연히 폐기하는 것으로 마음을 먹었는데, 약간 망설여졌다.

나는 그래도 시험관 시술 두번 만에 수정란이 만들어졌으나, 수정란 자체가 만들어지지 않는 커플도 많기에 정상인 배아를 기부할 까 생각도 들었다. 또한, 나의 유전적 문제가 있기 때문에 학술적 목적의 실험으로도 기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남편은 반대하였다.

우리도 모르게 어디선가 우리의 아기가 자라나길 원하지 않으며, 어느 만큼 자란채 실험될지도 모르는데 조금이라도 아기의 형태로 자라난채로 실험되길 원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 말에 동의하였다.

미국 냉동 배아 보관 비용 청구서는 미래의 냉동보관을 위한 청구서였다.

2020년 말에 생성된 8개의 배아의 냉동 보관 비용은 보험에 의해 커버되어 3년간 무료였다. 이제 2023년이 되었으니, 다시 보관할지를 결정하여 1년 보관 비용을 미리 지불해야한다.

5개의 비정상 수정란과 1개의 정상 수정란, 총 6개의 수정란이 냉동 보관 중이며 일년 보관 비용은 $1,000이다.

 

 

미국 냉동 배아 보관 비용

 

나는 정상 배아만 보관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 시험관 시술 중 생성된 모든 배아가 냉동 보관되고 있었다. 일단 생성된 배아는 윤리상 함부로 폐기할 수 없기도 하고, 착상전 유전자 검사는 확률일뿐이기 때문에 원한다면 이식할 수 도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우리는 남은 냉동 배아를 폐기하기로 결정하였기 때문에, 이번 보관 기간이 끝나면 더이상 보관 하지 않고 모든 배아를 discard 하기로 하였다. 

병원에 메일을 보내서 더이상 냉동 보관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였더니, 청구서를 삭제해주었다.

 

기분이 묘했다.

우리 인생에 이제 아이는 둘이다. 아들 둘. 

자연스럽게 하늘이 주시지 않는 한 더이상의 아이는 없을 것이라 생각하니 기분이 묘했다. 

 

넷이서 열심히 잘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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