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부부를 위한 정보/난임일기 55

[난임일기]26_2021년 새해에도 여전히 우리는 둘이다.

작년에도, 재작년, 그 전해에도 둘이 아닌 셋이었기를 바랐었지만 둘이서 새해를 맞았고 2021년 새해도 둘이서 맞이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새해에 대한 설렘이 사라져갔지만, 새 가족에 대한 설렘은 커져갔던 것 같다. 그런데, 올해도 둘이서 새해를 맞이하는 순간을 맞이하니 괜스레 부아가 치밀고 눈물이 핑 돈다. 어째서 간절히 바라는 것은 이루어지지 않는 걸까 아무 곳에라도 화풀이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나는 괜찮지 않다고 행복하지 않다고 괴롭다고 소리치고 싶다. 둘 밖에 없는 집에서는, 한 사람이 감정 폭탄을 터트리면 다른 한 사람이 그 폭탄을 고스란히 맞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감정 폭탄이 터지지 않도록 조심하는 편이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표정에 새어나온다. 실망, 조바심, 분노, 우울함과..

[난임일기]25 _ 23개의 난자채취 후 8개의 냉동 배아 생성

난자를 채취하고, 정자와 미세수정을 시킨 후 배아가 평균 3- 5일간 배양되는 경우, 배아를 자궁에 이식해도 괜찮다는 결론에 이른다. 일반적으로 수정란의 상태가 좋지 않으면 3일 배양후에도 이식하지만, 나같이 염색체 문제가 있어서 PGD를 해야하는 경우에는 이식 전에 염색체 검사 및 동결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5-6일 배양을 완료해야한다. 어차피 염색체 검사 과정이라는 험난한 과정이 남아있으니, 5일도 버티지 못하는 애들은 버리고 간다는 것인가!! 과연, 나의 배아들이 얼마나 잘 버텨주었나, 궁금하면서도 불안했다. 아침에 병원에서 전화가 왔다. 8개의 배아가 6일간 배양되었고, 무사히 동결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8개 배아에 대한 염색체 검사(PGT-SR)를 의뢰하였고, 2주 후 쯤 결과가 나온다고 한다..

[난임일기]24_ 난포터트리는 주사 맞고 난자 채취 완료!!

요 며칠 2일에 한번씩 병원에 가서 피 검사(에스트라디올 수치 확인)하고, 초음파로 난포가 크고 있는걸 확인하는 피곤한 일상을 보냈어요~ 매일 새벽 7시 반에 병원에 가는건 정말 쉬운일이 아닙니다. 피로가 쌓여요~~ 병원만 가는게 아니라, 아침에는 세트로타이드 주사(배란 억제제) 맞고, 저녁에는 고날에프와 메노푸어 주사(난포 키우는 주사)를 맞으니 배랑 팔에 완전 구멍 숭숭 나는 기분 ㅎㅎㅎ 실제로 배에 멍이 많이 들었어요 ㅠㅁㅠ 1. 난자 채취 2일전_난포터지는 주사 맞기 드디어 12월 8일 화요일에 난자 채취 하는 날이 결정되었어요. 난자를 채취하기 위하여는 난자 채취 예정시간 36시간 전에 난포터지는 주사를 맞아야 해요. 난포터지는 주사는 트리거 샷 또는 배란주사라고도 해요 난포터지는 주사는, 난포..

[난임일기]23_시험관 아기 시술 진행 중_난포 키우는 주사 맞는 중

안녕하세요 오늘은 두번째 시험관 아기 시술 과정에 대한 일기를 써보려고 해요. 지금은 매일 밤 난포키우는 주사 2방씩 맞으며 난포를 열심히 키우고 있답니다. 지금 6일째 난포를 키우고 있어요. 일단 미국에서는 난임에 관한 약을 취급하는 병원이 따로 있기 때문에, 각 과정마다 약을 약국에 요청해서 따로 배송 받아야 해요. 코로나 때문인지, 저는 시험관 주기에 쓰이는 모든 약을 한번에 받았어요. 약 부자랍니다 🤗 일단 시험관 시술 전에 4주동안 피임약을 복용했었고, 피임약을 끊고 3일뒤에 생리를 시작했어요. 그리고 생리 3일차인 11월 27일부터 시험관 아기 시술 사이클에 들어갔어요. 시험관 아기 시술에 들어가면 적어도 2-3일에 한번씩, 나중에는 매일 병원에 방문하여 피검사 및 초음파 검사를 하게 되요. ..

[난임일기]22_PGT-SR 검사를 동반한 시험관 시술 과정

드디어 미국 보험회사로부터 착상전 유전자 검사를 동반한 시험관시술(IVF)을 지원한다는 확답을 받은 후, 난임병원에서 어떤 프로세스로 진행될지에 대한 답을 받았어요. 우선은 피임약을 한달 먹어야 해요. 한국에서는 시험관시술 전 피임약을 먹는 경우가 잘 없는데, 미국에서는 당연하게 피임약을 복용하여 난소를 쉬게한다고 하네요. 한달을 허투루 보내는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 괜히 기운이 빠졌었어요. 전 이미 2월 시험관 시술의 실패 이후, 쭉~~ 난소가 쉬고 있는데도 이런것들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그저 정해진 프로세스를 따르다니.. 하루하루 마음이 급한게 고령 난임 부부의 속사정이지만, 좋게 좋게 생각해야겠지요?🥲 *PGT SR검사를 동반한 미국 시험관 시술 과정 * 일단 미국 난임병원에서 제시한 착상전 유전자 ..

[난임일기]21 _ 유전체검사 결과, 난임의 원인에 나에게 있었다.

보스턴 난임 병원에서 미국 보험 청구를 위하여 기본적인 피검사, 초음파 검사, 정자 검사를 하자고 하였고, 혹시 모를 난임 원인의 파악을 위하여 남편과 나 모두 염색체 검사를 하자고 하였다. 그리고, 남편과 함께 생리 주기 3일 차, 그리고 10일 차에 MGH에 가서 검사를 하였고, 오늘 결과를 전화로 전달받았다. 나의 염색체에 다소 이상(abnormal이라고 표현했다)이 있다고 하였다. 정확히 어떤 문제가 있는지, 극복 가능한 원인인지에 대하여는 알려주지 않았고, 몇가지 추가적인 검사를 하고 다음 주기 2-3번 동안 수정란을 만들어 유전자 검사(PGS, preimplantation genetic screening)를 하자고 하였다. 자세한 내용은 외부 유전자 검사업체를 통해 들으라고 하며 끊었고, 언제..

[난임일기]20 _ 한달 반만에 생리 시작. 난임 병원 진료를 예약했다.

기다리고 기대하였지만, 빨간 피가 비쳤고.. 생리 주기가 다시 시작되었다. 13개의 배란테스트기까지 써가며 주기를 맞춰서 관계를 하였지만, 또 다시 생리가 시작되자 마음이 너무나 허전하고 기분이 다운되었다. 안그러려고 했는데도, 어쩔 수 없이 마음이 허하다. 보스턴 난임 병원에 전화를 해서 진료 예약을 잡았다. 드디어 병원이 4달반에 문을 열었기때문에, 당장 이번 주기부터 시험관 시술을 시작하고 싶었는데, 병원 측에서는 처음 병원에 방문한 이후로 1년이 지났기 때문에 남편과 나의 유전자 검사 및 생식에 관련된 테스트 검사를 진행한 후 보험회사에 제출해야한다고 한다. 그래서 이번 주기는 그냥, 검사만 하고 패스해야한다. 당장 시작하고 싶은데.. 이 역시 내 욕심이겠지.. 한국이었으면 더 쉬웠을 일이 미국에..

[난임일기]19_지난 생리주기 이후 한 달 반이 지났다.

5월 23일에 생리를 하고 나서 아직까지 생리가 시작되지 않고 있다. 생리 주기가 워낙 불규칙하기 때문에 큰 기대는 하고 있지 않지만, 사실은 검사하기가 무섭다. 지금까지는 생리예정일 즈음이 되면 매일 임신테스트기를 사용해서, 혹시나 임신인 건 아닐까 확인해보곤 했는데 지금은 너무 무섭다. 또다시 한 줄을 볼 수도 있다는 게.. 마음을 놓으려고, 편하게 갖으려고 노력하지만 참 쉽지 않다. 무엇이 지금의 내 마음을 편하게 한단 말인가.. 점점 더 마음이 꼬여져만 가는 것 같아서, 바보 같을 때가 있다. 친구들의 아기들로 도배된 인스타그램을 들어가기 싫어서, 계정을 없애버렸다. 정말 바보 같다. 얼마 전에, 출산한 지 얼마 안 된 친한 동생네 부부를 우연히 마주쳤다. 조그마한 아이가 신기하면서도 너무 부러웠..

[난임일기] 18_드디어 난임 병원이 다시 문을 열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지난 3월 이후 문을 닫았던 보스턴 MGH 난임 병원에서 전화가 왔다. 드디어 문을 열었는데, 아직 아이가 없으면 다시 IVF를 시작할 것이냐고 물었다. 격리기간 동안 자연스럽게 아이가 찾아오지 않았고, 우리는 여전히 난임 병원의 도움이 필요했기에 당연히 시험관 시술을 하겠다고 대답했다. 갑자기 또 마음이 부풀어올랐다. 3달 정도 쉬었으니 이번에 시험관 시술을 제대로 시작하면 임신이 될 것 같은 기분? 하하 이놈의 설레발이란.. 그런데, MGH에서는 내가 난임 병원에 처음 찾아간 이후로 1년이 지났으니 나와 남편의 생식기능 검사를 다시 해야한다고 알려줬다. 그게 뭐 어려워~ 하면 되지!! 하고 듣는데, 좀 이상하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 주기는 시험관 시술을 진행하지 않고, 온전히 검사만을 진행한다고 한..

[난임일기]17 _ 너는 노산이니까 꼭 제왕절개해야해.

임신이 안 되는 것만 걱정했기 때문에, 출산에 대한 고통이나 출산 후의 고통 같은 것은 고려해본 적이 없다. 사실 나에게는 너무나 사치스러운 일이 아닌가? 몇 년째 생기지 않는 아이를 출산하면서 생기는 고통을 걱정하다니, 하 하 하. 출산한 지 2주 된 친구에게서 온 전화로 인해 하루가 불편해졌다. "넌 꼭 제왕 절개해. 넌 노산이 자나." 사실 난임 상태가 지속되면서, 임신 및 출산한 친구들과 연락을 하는 일이 꺼려졌다. 부러움이 생기는 것도 있지만, 그냥 한마디 물어보는 말들이 듣기 싫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넌 아이 낳을 생각 없어?"였는데, 그냥 어영부영 얼버무렸더니 언젠가부터는 "이제는 낳아야지~" , "너 그러다가 안 생긴다"로 변했다. 솔직하게 난임을 말한 후에는 "힘내", "맘 편히 먹어..